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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Jun 12. 2023

[교회 연애 편] 7년을 기다렸다. 만날 수 있을까?

7년이 지나면, 찬물 더운물 가리지 말고 찾아라

  나는 교회를 다닌 지 23년이 됐다. 중1시절부터 현재까지 교회를 다니고 있다. 23년 동안 교회를 옮긴 횟수만 5번. 오랜 시간 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든 생각은 교회 내에서 연애를 하기가 정말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아니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불가했다. 그래도 30이 넘으면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싶어 대형교회로 옮겼지만 역시나 7년의 기다림이 무색할 만큼 연애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결론은 바로 이 질문이었다.


내 사랑은 교회에 있는가?


정답은 따로 없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없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우스갯소리로 교회의 80%가 여성이라는 말이 있다. 교회를 출석하면 만나기 쉽다는 그런 이야기가 돌아다닌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옳지만, 내가 만날 수 있는 여성은 70%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럴까?




1. 노는 사람들만 만나게 된다


5년이고 10년이고 ㅋㅋ 우리랑 놀자


  교회에 처음 출석하게 될 때, 신앙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와 함께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본능이 깨어나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거나 뜻이 맞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보통 새 가족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관계성이 형성되기가 쉽다. 이미 교회에서 어릴 적부터 자라온 사람들과 갑자기 친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 가족에서 만난 사람들은 새 가족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고, 나이차이가 심하지만 않다면 5-7주 정도를 보면서 서로 친해지는 계기가 생기고는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함께 밥을 먹고 놀다 보니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것이다. 세로토닌이 생겨나면서 행복감을 깊이 누리게 된다.


이 지점에서 약간의 돌연변이(?) 같은 존재가 나타난다. 그룹 내에서 커플이 되는 경우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는 돌연변이에 가까울 정도로 적게 발생한다. 10명 중 1명이 연애를 할까 말까 하는 수준이다. 그렇게 그 둘은 따로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날 갑자기 청첩장을 준다. 다들 함께 하하 웃고 떠들 때 그 둘은 결혼을 준비한 것이다.


그렇게 되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끼리 오랜 시간을 함께 놀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점차 해가 지날수록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이다. 처음에 괜찮다고 재밌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각자의 상황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떠나게 된다. 이따금씩 새로운 사람이 유입이 되기도 하지만 그 숫자가 미미하고, 언젠가 공동체의 생명이 다했을 때 자연스럽게 해체하게 된다.


해체를 하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이는 결국에 놀았던 사람들만을 찾게 되는 현상으로 귀결이 된다. 결국, 노는 사람들과 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인 물이 되는 것이다.


2. 7년이 흐르면 이미 나도 나이가 든다



  고인 물이 되다 보면 한 해, 두 해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처음에 호감이 있었던 이성들도 모두 어느샌가 보이지 않는 시점이 온다. 20대 시절에 7년이 흘러도 상관은 없을 수 있다. 아직 젊고, 비슷한 나이 또래의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0대 초반까지도 괜찮다. 35살이 넘는 순간부터는 이성의 숫자가 줄어든다.


다들 이미 괜찮은 이성들은 30대 초반에 결혼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20대 후반부터 결혼을 하기 시작하는데 30대 초반까지 이와 같은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그렇게 만날만한 여성들이 떠나고 나면, 남는 사람들이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들이거나 혹은, 나보다 10살 이상 어린 자매들만 남는다. 현실적으로 누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회를 노려볼만하겠지만, 형제들의 경우 대부분 연하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내가 만날만한 30대 초반의 여성들은 대부분 시집을 갔다는 것과 10살 이하의 여성들이 30대 중반이 넘은 형제를 좋아할 확률은 극악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10살 이하의 여성을 만나게 된다고 한들 문화적 차이가 있어 그 갭을 줄여나가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즉, 교회 공동체에서 웃고 떠들던 시간이 흘러 결국 나이가 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내 친구가 나에게 해줬던 명언을 하나 알려주려고 한다.


교회에서 7년 안에 못 만났으면 못 만나


잔인하면서도 싫은 말이지만, 이 말이 정답이었다.


3. 괜찮은 사람이 없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교회 내에서 사람을 못 만나는 이유는 생각보다 심플하다. 자신이 보기에 괜찮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내 눈에 드는 사람이 더 이상 교회에 없는 것이다. 내 기준에 적합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형제들은 외모를 자매들은 능력을 주로 본다.


아니라고 부정해도 이것이 현실이다. 좀 심한 경우 외모는 물론, 능력까지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집안을 보는 경우도 있다. 3대 이상의 크리스천 가족이 아니라면 안 만나려는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조건이 복잡하고 기준이 높아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조건이 부합하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욕심이 있는 것이다. 혹은, 그것은 아니더라도 단 한 가지를 포기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키 170 이상은 포기 못해'라든가 '나이 30대 초반은 포기 못해'와 같은 개인적인 욕심을 포기 못하는 것이다.


오랜 세월 교회를 다니면서 말로는 모두 신앙을 본다고 했다. 막상 결혼하는 골인 지점에서 인간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경우를 자주 마주했다. '3대째 기독교 집안'과 같은 타이틀도 사실은 인간적인 기준점이다. 이렇다 보니 다들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괜찮은 사람이 없다(?)고 토로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전혀 하나님의 나라를 살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처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더라는 것이다.




  마무리하자면 7년 동안 공동체에서 못 찾았다면, 앞으로도 찾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노는 사람만 만나고, 나이가 들면 정말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될 경우 나는 적극적으로 교회 밖에서 소개팅을 하거나 연애를 주선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결혼 정보업체도 괜찮다. 당신이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인프라를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 만날 사람이 생기고, 접점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타인지가 되지 않으면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여러분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옳은 선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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