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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Aug 03. 2023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무서운 꿈이다.

내가 화장장으로 가는 장례차에 타서 뒤돌아보며 가족들을 향해 작별의 손 인사를 하는..  

너무도 선명했다.

왜 이런 꿈을 꾼 걸까? 

남편에게 꿈 얘기를 했더니 '무슨 그런 개꿈을 꾸냐고?" 타박이다.

난 들 그런 꿈을 꾸고 싶었을까?


어렸을 때는 죽음이 무서웠고 죽는 꿈을 꾸면서 잠결에 울었던 기억도 많다.

엄마가 죽는 꿈도 너무 끔찍하고 두려웠지만 내가 죽으면 엄마도 못 보고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슬펐다.

김새별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 전예원지음. 청림출판 2022년) 책을 읽었다. 

저자인 김새별 씨는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이름만큼이나 선한 인상이었다. 

그의 직업이 유품정리사라고 해서 더 관심이 갔다. 

장례지도사는 들어봤어도 유품정리사라니? 생소하다.

이런 직업도 있나? 그의 얘기를 들어보니 '꼭 필요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작게 남아서 그런가?

주변에 이런저런 죽음을 많이 접해서일까? 

죽음은 생소하지도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언제일지 모를 죽음에 대한 준비는 꼭 필요하다.


몇 년 전, 직장동료가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갓 50을 넘긴 나이에..

암 진단에 충격을 받은 그는 교회에 가서 통곡을 하며 하느님을 원망했다고 했다. 

'내가 왜? 무슨 잘못을 했다고? 하필 나에게..'

몇 시간을 울고 또 울었다고 한다. 암이라고 하니 당장 죽을 것만 같은 공포가 그를 힘들게 하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을 쏟아낸 것 같다. 다행히 암 치료를 받으면서 회사를 다녔었는데.. 

지금은 완치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군대) 동기도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 폐암으로.  요리학원을 했었는데 그 영향은 아니었는지..

너무 일찍 갔다.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암이 재발한 후 그녀는 죽음을 예견하고 생의 마무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가족들과 마지막 여행을 한 후에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눈을 감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 것은 순서가 없으니.. 

너무 빨리 세상과 작별한 그녀가 보고 싶고 너무 안타깝다.

살아있었으면 한참 재밌게 인생을 즐길 나이인데.. 


지인들의 죽음을 접한 후에는 (먼 후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해 본 게 된다.


김새별 씨가 책에서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 계명이다.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을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글 중에서 -


책에서 알려준 대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해야겠다. 미리.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하고. 자신을 위한 삶도 살리라.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하루하루 사는 것에 급급해서 마치 천년만년 살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고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조금 빨리 가느냐, 조금 늦게 가느냐의 차이일 뿐.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위해서. 또 나를 기억하고 남겨질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이자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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