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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Nov 15. 2023

저는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그 집 형편이 어렵나 봐요? 아들을 해외파병을 다 보내고...”

“아닌데요. 그 집 먹고살만한 데요.”


벌써 2년도 넘은 일이다. 큰 아들이 동명부대로 파병 근무를 갔을 때이다.

세상은 넓고도 좁은 것이라고 했던가? 

동생의 지인이 파병 간 큰 아들의 대학교 같은 과 동기인 사연이다. 

우연히 동생이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동생의 지인이 자기 아들 얘기를 하면서, 아들이 대단하게 생각하는 대학교 동기 얘기를 하더란다. 

“레바논으로 파병 간 송**이라는 동기가 있는데, 대단한 친구라고” 

“**대학교 **학과 송**이면 내 조카인데? 

이런 대화 속에서 두 아들이 동기(절친) 임을 알게 되었고

이런 기막힌 인연이 있나 싶었다고 얘기를 전해주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동생의 얘기를 듣고 한참을 웃다가 “왜 그 집 형편이 많이 어려워서, 파병 보냈다고 하지 그랬어.” 

하고 농담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옛날 월남전 파병 생각을 하고, 못 먹고 못 살아서 울며 불며 환송하던 그 시절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물론 파병을 지원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고, 나 역시 아들의 파병 지원을 처음엔 말렸던 것도 

사실이다.

세상은 참 많이 변했고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력이 엄청 높아졌다. 


 국제적인 원조와 도움을 받던 초라한 나라에서 세계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고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최근 동명부대 25진이 편성식을 갖고 교육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보고 문득 아들 생각이 났다. 

(큰 아들은 동명부대 21진이었다.) 

6번이나 지원해서 선발된 장교도 있었다니, 경쟁률도 높고 아무나 선발될 수 없는 대단한 일이 파병임을 

실감한다. 예전에 아들도 그랬다. “파병 지원한다고 모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아들을 보내고 몇 개월은 걱정과 그리움,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털 끌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파병 잘 마치고 와서 전역했다.

아마도 몇 개월의 파병 근무가 큰 아들의 인생에도 값진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둘째 아들은 사관학교 4학년이다. 

얼마 전 생중계되는 큰 행사에서 지휘생도의 임무를 수행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실시간 생중계되는 

행사이다 보니 혹시나 작은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조바심과 기대를 갖고 시청을 했다. 

고슴도치 부모임을 증명하려고(?) 아들 영상을 친척들에게 보라고 자랑과 선전(?)을 했더니, 

영상을 본 친척의 지인이 하는 말이 우습다.

“ 그 집안은 뭐야? 

엄마, 아빠도 군인이었고 큰 아들은 해외 파병에, 작은 아들은 사관학교에.. 온 집안이 전부 군인이네.”

부부군인으로 생활하면서 친정에 맡겨두고 키운 아들들이라 미안하기도 하고 근무지가 달라서 

가족들이 떨어져 지낸 고충이 있었기에 

사관학교 가겠다는 둘째 아들을 크게 환영하지는 못했다. 

부모 마음에 곁에 두고 싶은 욕심이 컸던 탓이다. 

그러나, 벌써 어엿한 4학년이 되고 보니 지금은 아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믿음도 크지만 군인의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알기에 애틋한 마음도 한편에 있다.

 

저는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부부군인이었고,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고

전역 후에는 군인의 아내로, 그리고 지금은 군인(사관생도)의 엄마입니다.

군복은 단발머리 소녀 때부터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지만,

지금도 군복 입은 장병들을 보면 애틋한 마음이 앞서는 국민의 한 사람, 엄마입니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고, 태극기는 내게 자부심이었고 

애국가는 가슴 저리며 끌어 오르는 애국심이었다.

파병 장병들의 소식을 접하고 보니, 아들 생각도 나고 사랑하는 장병을 파병 보내는 가족들 

마음도 공감이 된다.

                                                         - 2021년 5월 월간 자유지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지금은 파병 갔던 큰 아들도 무사히 전역을 했고 작은 아들은 현역 장교로 열심히 복무 중입니다.

이 맘 때는 전. 후방 각지에서 수고하고 있을 국군장병들의 노고가 더 많이 생각납니다.

군인가족이라서 그런 걸까요? 엄마라서 그런 걸까요?

대한민국 국군장병과 가족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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