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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Jul 16. 2024

불편한 인간관계는 이제 그만.

불편한 인간관계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비록 가족일지라도.


16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한 지 벌써 6년 차.

자발적 퇴사..

크게 부담되는 업무도 아니고 그냥저냥 다니면 정년 60세 까지는 다닐 수 있었는데

왜 퇴사를 했냐고 묻는다면?

복잡한 인간관계와 직장의 분위기, 그리고 월급 노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직장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인간관계다.

인간관계가 퇴사를 하는 원인 중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백수가 된 지금이 참 좋다.

자유를 얻었고 불편한 인간관계에서 해방되었다. 

물론 돈(월급)은 포기했지만..

돈 대신 자유를 얻은 것이 더 소중하고 좋다.


부자가 되니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보기 싫은 사람 안 만나도 되고 하기 싫은 일 안 해도 되고 

 가격표 보지 않고 음식을 시킬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던 누군가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세계적인 부자 워런버핏도 그랬다.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완벽한 자유를 얻고 싶어서라고.


지금의 나도 그렇다.

보기 싫고 불편한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도 된다. 

퇴사 후 맺어진 인간관계는 불편함이 없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함께 운동하고 웃고 즐기고.. 그냥 그뿐이다.

그래서 지금의 인간관계가 편하고 좋다.


만나면 반가운 사람이 있다. 

만나면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예전에는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했던 사람도 많았다. 

업무(일) 때문이지만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불편한 관계다.

이제는 불편한 인간관계는 그만하고 싶다.

"보기 싫은 사람 안 만나서 너무 좋다."

그렇게 살고 싶다.


이번 달이 아버지 생신이라 가족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오 남매가 부모님 모시고 여행도 다녔다. 

부모님, 오 남매. 오 남매의 짝꿍들(며느리, 사위). 그리고 2세들(총 10명) 대식구다.

한 번 여행을 할 때는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실상 총무 역할을 남편이 해왔다. 맏사위에..  서열상 딱 중간이라서.

남편은 직업군인 출신이라 계획부터 진행까지 꼼꼼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대충이 없다. 

시간대 별로 계획을 수립(?)해야 마음이 놓인다. 오래된 직업병이다.


생각은 저마다 다른 걸까? 

남편의 애씀을 인정하면서도 불만의 소리는 있었다.

이러니 저러니..  이게 부족하니 이것이 불편하니... 

(그러면 본인들이 하던지? 하지도 않으면서 지적질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분도 상하고.  

다시는 나서지 말라고 하지만 남편이 아니면 나서서 할 사람이 없다.

마음 상해하면서도 또 잊어버리고 "내가 아니면 누가 나서서 하나"고 하는 사람이다.

그 마음이 늘 고맙다. 

이번 아버지 생신도 가족모임을 위해 남편과 내가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김가네) 가족모임의 부회장과 총무라서.

의미 있는 가족모임을 위해 가족티도 특별히 주문하고 

계획을 세워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추가 의견 있으면 반영하겠노라며..


단톡방에 올린 가족모임 공지


이틀을 걸려 검색하고 계획 짜서 올렸는데..  오빠가 불만이다.

자신이 소고기 먹자고 했는데.. 왜 그 계획이 빠졌냐며? 무시하는 거냐고?

머리가 멍해진다. 이건 뭐지? 생각이 이렇게 다른 건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런 소리 듣자고 이틀 꼬박을 고심한 건가?

여동생 둘이 일(자영업)을 하고 중간에 올라가야 하는 사정도 있고

차량으로 움직이는 동선과 시간까지 체크해서 잡은 계획인데.. 

운전하는 가족들의 수고도 생각해줘야 하고.

자신의 뜻을 무시당했다며 화가 난 큰 오빠가 단톡방을 나갔다.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가족들이 큰 오빠를 다독였고 

그도 다른 골치 아픈 일이 있어서 그랬다며 다시 (단톡방으로) 복귀를 했다.

그렇지만, 나는 더 이상 단톡방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불편한 인간관계, 그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 가족인 것 같다.

가장 잘 이해해 줄 것 같으면서도 말 한마디에 오해하고 토라지고...

가족이라면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남도 아니고.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더 힘들다. 가족이라서 더 많이.


부모님이 살아계시니 이런 가족 모임도 할 수 있다.

여느 집처럼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가족모임도 힘들어질 것이다.

각자의 가족과 함께하고..  어쩌다 명절에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부모님이 계실 때까지는 좋게 좋게, 부모님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가족모임도 하는 건데 될지 모르겠다. 쉽지 않다.


불편한 가족관계,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불편한 사람은 안 보면 된다.

보고 싶은 사람 보면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굳이 불편한 사람 만나서 몸과 마음이

불편하고 싶지 않다.

비록 가족일지라도.


나는 가족에게 불편한 존재인가?

가족들이 나를 불편하게 생각하면 그 이유가 뭘까를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

이유를 찾았다면 바꾸려는 노력을 조금은 해야 하고.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만나는 사이가 불편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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