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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Jun 11. 2024

습관도 대물림?

부모의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것도 사랑이다.

"나는 한 번도 그런 말 해본 적 없어요."

"정말요?"

무슨 말이길래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걸까?

그 말은 "여보~~ 사랑합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말인가요?

누군가에게는 무척 어려운 말일지 모른다. 

평생 해 본 적이 없다는  그 말이 사실일지도..

왜?

습관이 되어있지 않으면 그럴 수 있다.


얼마 전 TV에서 미우새(미운오리새끼)를 봤다.

출연자(연예인)와 그들의 아버지가 단체 일본여행을 간 얘기인데... 

우습기도 하고 느낀 바도 컸던 것 같다.

미운 우리 새끼 홍보 화면 

이름하여 '미우새 부(父) 벤져스 효도여행

김종국, 이동건, 허경환, 김희철이 아버지와 여행을 갔다. 

그 모습에서 각각의 자라온 가정환경, 집안 분위기 등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행동과 말투에서..

김희철 씨는 딸 보다 더 정다운 아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 나이에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손을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자주 애정표현(뽀뽀)도 하고 사이가 좋은 듯했다.

이동건 씨와 아버지는 어색함과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엄하게 키웠다고 고백했는데

아들인 이동건 씨가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하고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가족 간에 대화도 별로 없었다고 했다.

예전에 개콘(개그콘서트)에서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를 보고 사람들이 웃는 모습이 

이해가 안 되었다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

자신의 집안 분위기는 원래 그래서..  저게 왜 우습지? 

저게 일상적인 가족의 모습 아닌가 생각했다고 했다.

그의 말이 한편 짠하기도 하고 아버지와의 어색함이 이해가 되었다.

허경환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경상도 분의 모습(말투나 표현방법이..)이었다.

김종국 씨는 절약이 몸에 밴 그의 아버지를 꼭 닮은 모습을 보여줬다. 

유전자의 힘인지 어려서부터 보고 배운 것이 그래서인지.. 

근검절약이 꼭 닮았고 몸에 밴 듯했다.


아버지들에게 미션이 주어졌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그 반응을 보는 것... 

평소에 사랑한다. 애정표현을 많이 한 김희철의 부모님은 평상시 그대로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뽀뽀를 한다는 김희철 부모님의 모습을 

다른 아버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더 재밌었다.

"우리는 그런 거(?) 안 한 지 수십 년 되었는데"라는 반응이었다.

사랑한다는 말과 표현이 너무도 어색한 아버지들.. 

뜬금없는 사랑표현에 엄마들의 반응이 대박이다.

"술 먹었냐? 왜 그러냐? 

 (AI처럼) 나도 사랑합니다. 

 (무덤덤하게) 사랑하며 잘 삽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랑표현도 습관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 하지 않고 오랜 세월 흘렀으니 그럴 수밖에. 

어색하고 쑥스럽고 낯이 간지럽다.


우리 부모님도 그렇다. 

(전형적인 경상도 부부의 모습으로 살고 계신다. 60년 넘는 세월을..)

"아버지도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한번 해보세요. 엄마도 그렇고.."

"우리는 사랑한다 그런 소리 평생을 안 해봤다. 그런 소리 못한다."

넌지시 등을 떠밀어도 그런 말을 못 한다고 손사래를 치신다. 

못 이기는 척 한 번 해보시면 될 텐데.. (자식들 보기도 좋고..)

그러면서 어떻게 오 남매는 낳았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려서부터 단 한 번도 부모님이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고

따뜻한 포옹이나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 

평생을 내외(內外: 남녀 사이에 서로 얼굴을 대하지 않고 피하다)만 하고 사신건지.. 

그냥 그렇게 덤덤하게 살아오신 것 같다.

다정하고 사이좋게 사는 다른 부모의 모습이 부러웠다,

우리 부모님은 왜 저런 모습으로 사시지 못할까?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나는 결혼하면 정말 정말 사이좋게 잘 살아야지.. 

자식들한테 다정하고 행복한 모습 많이 보여주고 표현도 많이 하면서 살리라 다짐했다.

(부모님은 자식들에게도 사랑표현을 하지 않으셨다. 마음으로는 아니겠지만겉으로는 전혀.)


표현도 습관이다. 말과 행동 모두.

하지 않으면 절대 못한다. 어색하고 익숙지 않아서 그렇다.

부모가 애정표현을 잘하는 가정의 자녀들은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결혼해서도 그 모습대로 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투인데? 어디서 본모습 같은데?

곰곰 생각해 보면 부모님의 말투와 표현,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닮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의 모습은 절대 닮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살았던 것 같다.

부부관계도 그렇고 자식에 대한 표현도 마찬가지.

표현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사랑표현법도 배웠다.

어색해도 자꾸 시도를 하고 해 봐야 습관이 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한 번이 두 번되고 두 번이 열 번이 되고 습관이 된다.

사랑도 표현을 해야 상대가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다.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

사랑을 많이 받아본 사람이 사랑도 많이 줄 수 있다.


부(富)와 가난만 대물림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부모의 좋은 습관과 모습도 자식에게 대물림된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모습, 사랑의 표현방식 모두..

부모가 행복하면 자식도 행복할 수 있다.


"사랑하는 아들, 잘 있었어요?" 

스물을 훌쩍 넘긴 아들들에게 건네는 남편의 첫마디다. (전화 통화할 때)

문자로는 나도 '사랑하는 아들~'로 시작을 하는데.. 전화로는 그 말이 잘 안 나오던데..

남편의 표현법을 배워야겠다. 

(무뚝뚝한 경상도 여자가 이 만큼 표현하게 된 것도 모두 남편 덕분이다)

이제부터 아들들과 전화할 때는 

"사랑하는 아들~~ "로 시작해보려 한다.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될 것이기에.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습관을 바꾸면 나의 인생뿐 아니라 자식들의 인생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을 사랑하고 행복을 바란다면? 

부모의 좋은 습관을 대물림하고

행복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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