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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밥 먹을 때 누가 계산해야 할까?

by 김태선


부모와 성인 자녀, 밥값 논쟁… 누가 내는 게 맞을까?

가족과 외식할 때마다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밥값은 누가 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예전에는 부모가 당연히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세대와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은퇴와 동시에 소득이 줄어든 부모 세대는 밥 한 끼도 부담이 될 때가 많고,

성인 자녀 세대는 여전히 부모가 계산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지요.


부모 세대의 시선: 여전히 부모의 몫일까?

많은 50대 이상 부모님들은 자녀와의 식사 자리를 ‘기쁨의 시간’으로 여기며,

계산을 스스로 떠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면서 부담이 점점 커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부모 10명 중 7명이 성인 자녀와 외식할 때

대부분 본인이 계산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그중 절반 이상은 “부담된다”는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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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세대의 시선: 여전히 부모님이 계산?

한편 자녀 세대는 ‘부모님이 내주실 것’이라는 암묵적인 기대 속에 식사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독립한 이후에도 이런 패턴이 계속되면

부모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쌓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지인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그분은 연금도 받고 직장생활도 이어가셔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아들 부부와 식사할 때마다, 늘 아버지가 계산을 당연히 하는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서운해졌다고 하시더군요.

“결혼 전에는 몰라도, 결혼한 자녀가 부모와 식사할 때 가끔은 계산을 하면서

존중과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를 존중하는 마음’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건 관계

가족심리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단순한 금전적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밥값 논쟁은 결국 가족 내 역할과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문제입니다.

부모가 늘 계산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 일 수 있지만,

자녀가 가끔 먼저 계산하며 ‘존중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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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라면, 무조건적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조금은 벗어나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이번엔 네가 계산할래?”라고 말하는 것도

건강한 가족 관계를 위해 좋습니다.


자녀 세대라면, 부모님이 늘 먼저 지갑을 여는 상황이 익숙하다면 한 번쯤은

먼저 나서 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이 계산해 주시는 게 당연하지 않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작은 식사 한 번이라도 자녀가 계산하면, 부모는 “이제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 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부모와 자녀의 ‘밥값 논쟁’은 사실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존중, 책임, 그리고 가족 간의 마음의 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밥 한 끼의 값은 잠시이지만, 그 자리에서 나누는 마음은 오래 남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부모와 자녀 사이, 밥값은 누가 내야 한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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