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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말을 전하세요...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 수고했어.

by 김태선


“엄마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아빠는 엄마 없는 삶을 두려워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한 90대 노부부가 손을 맞잡고 생의 마지막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두 사람은 말기 질병과 노쇠로 힘든 시간을 견디다,

서로를 놓지 않기 위해 ‘동반 존엄사’를 선택했습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방 안에서, 두 사람은 약을 삼키고 와인으로 마지막 건배를 했습니다.

그들은 평화롭게 잠들었고, 곧 세상을 떠났습니다.


딸은 말했습니다.

“아빠, 엄마는 마지막 두려움을 함께 이겨냈어요.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죽음의 기록이 아닙니다.

그들의 선택은 ‘존엄하게 사랑을 끝맺은 이야기’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더 사랑할걸”, “더 건강 챙길걸”이라는 후회입니다.

젊을 땐 가족보다 일, 건강보다 돈을 먼저 챙기지만

결국 남는 건, 함께 웃던 가족의 얼굴과 자신이 돌보지 못한 몸뿐입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남편도,

마지막 순간엔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미안해. 나 때문에 고생만 했지…”


가까운 사람에게는 왜 유독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기 어려울까요?

이웃에겐 웃으며 인사하면서도,

늘 곁에 있는 배우자에게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합니다.

%EB%B3%916-1.png?type=w773 진짜 행복은?

중년 부부의 진짜 행복은 ‘둘 다 건강한 것’

우리 인생의 후반전,

자녀는 떠나고 남는 건 부부뿐입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지금,

부부 둘만의 시간이 20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함께 늙어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서로에게 무심해지고, 작은 불만이 쌓이면 상처가 됩니다.

몸이 아프면 감정도 메말라 갑니다.

결국 건강이 무너지면 사랑도 흔들립니다.

그래서 중년 이후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 사랑은,

“내가 건강한 것”입니다.

내가 건강해야 배우자도 웃을 수 있고,

가정이 평온해집니다.


죽음 앞에서 깨닫는 삶의 품격

우리나라에서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절반 이상이 “내가 말기 환자라면 존엄사를 선택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죽음을 선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지막까지 내 삶을 스스로 존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건강하게 살고, 존엄하게 떠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오늘을 존엄하게 사는 것’ 아닐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병들기 전에 내 몸을 돌보는 것.

그게 바로 ‘품위 있는 삶’의 시작입니다.


지금, 그 말을 전하세요

살다 보면 고마움보다 불만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여보,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그리고 내 몸에도 한마디 건네세요.

“수고했어, 이제는 좀 더 아껴줄게.”


건강과 사랑은 서로를 지탱하는 두 기둥입니다.

그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삶은 금세 흔들립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 기적을 오래 지키는 법...

그건 거창한 게 아니라,

건강을 지키고,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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