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내 마음을 남기는 글 한 장처럼.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이제는… 유언장을 한 번쯤 써놔야 하는 나이가 아닐까.
예전에는 ‘유언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참 멀게 느껴졌다.
아직은 괜찮겠지, 아직은 이르지 않을까… 그렇게 미루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아픈 이야기도 들려오고,
남겨진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나도 이제 60세.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짧아졌다는 걸
부정할 수 없는 나이가 됐다.
가끔 두 아들을 떠올린다.
“엄마 아빠 재산은 우리가 다 쓰고, 남으면 똑같이 나눠 가지면 된다”
웃으면서 가볍게 던졌던 말들.
그때는 그 말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 말들이… 나중에도 그대로 전달될까.
혹시라도 서로 다르게 기억하면 어쩌지.
혹은 사소한 오해 하나가
괜한 서운함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그렇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말도
상황이 달라지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요즘은
‘남기는 것’보다 ‘정리하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많은 걸 남겨주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내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지금처럼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게 부모로서 바라는 가장 큰마음 아닐까.
유언장을 쓴다는 건
무언가를 나누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혹시 모를 갈등을 막아주는
마지막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서운한 준비지만
결국은 남은 사람들을 위한 선택이다.
아직은 종이에 한 줄도 적지 못했다.
막상 펜을 들면
괜히 마음이 먹먹해질 것 같아서.
그래도 언젠가는
차분히 앉아서
내 마음을 한 번 정리해 보고 싶다.
무엇을 얼마만큼 나눌지 보다
어떤 마음으로 남기는지를 담고 싶다.
두 아들아,
엄마 아빠는 우리 인생을 잘 살다가 갈 거야.
그리고 남는 게 있다면
그건 그냥 너희 둘이 편하게 나누면 된다.
다만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그걸로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 드는 게
지금 내 나이, 부모의 마음이겠지.
조금 늦지 않게,
조금 부담 갖지 않게,
천천히 준비해 보려 한다.
유언장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그저,
내 마음을 남기는 글 한 장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