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지면 감사를 잊게 된다.

감사할수록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by 김태선

남편과 아내의 각기 다른 착각이 있다.

아내는 : 남편이 평생 월급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 것이고

남편은 : 열심히 벌어다 준 월급을 아내가 재테크(살림)를 잘해서 비상금을 많이 모아 놓았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막상 퇴사(은퇴)를 하게 되면 끊어진 남편 월급에 아내는 당황하게 되고, 남편은 아내의 돈 주머니(가정 경제)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음을 알고 비난과 원망을 하는 것이다. 우스게 소리 같지만 현실 속 우리 모습일 수도 있다.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월급날이다. 그날의 보상을 위해 한 달이라는 시간과 노동을 지불한다.

월급, 봉급, 임금, 보수, 연봉 등 불리는 이름은 다르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길들여지면 감사를 잊는다는 말이 있다.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은 정해진 날짜에 어김없이 들어오는 것, 들어와야 하는 것이고

그 당연함에 길들여지면 감사를 잊게 된다.

직업

직업군인 소위의 첫 월급은 35만 원이었는데 1991년 당시였으니 30년도 넘은 시절이다.

월급이 얼마인지 알고 엄마의 첫마디는 " 그 월급 받으려고 대학교 졸업하고 군대 갔나?"였다.

그때의 소위 월급은 생계유지 라기보다는 품위유지(?)나 이십 대가 쓸 수 있는 용돈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현재 군인의 급여 수준은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초급 장교의 급여는 일반 기업에 비하면 많이 적은 것도 현실이다.)

중위를 달고 근무하던 당시, 같이 근무하던 공군 중령분이 자신의 월급명세서를 보여주었다. (월급명세서를 종이로 받던 시절이다.)

은근 자신의 월급이 많음을 과시(?)나 자랑하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 중위 월급 얼만가? 내 월급 명세서 한번 보여줄까?"

중위 월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액수에 놀랐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저만큼의 월급을 받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겠구나!


부부군인으로 근무하던 시절, 매월 10일 월급날엔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한 달 수고했어. 아껴 쓸게.” 남편과는 같은 날 임관을 한 동기로 급여액이 같았지만,

그렇게라도 애쓴 노고에 감사를 표현하고 기(氣)를 살려주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벌이로 같은 월급 받으며 고생하는데 나만 왜? 남편은 문자 안 하는데..

내가 힘든 것을 알고는 있나? 하는 속 좁은 마음이 생겼고 감사함은 잊고 금액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남편은 집안의 가장이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과 함께..


존경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군(軍) 동기가 있다. 월급날엔 가끔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월급날이면 자신이 월급 받는 것만큼 근무를 잘했는지를 생각한다’는 거다.

초급장교 시절, 어떻게 그렇게 존경스러운 말을 했는지?

동기들 사이에서도 FM(군대에서 사용하는 야전교범의 약자로 정석대로 한다는 뜻)으로 회자되던 그녀였기에 가능한 말이었던 것 같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의 표현이다.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실상은 월급 받는 만큼도 일하지 않고, 심지어 그 월급도 아깝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일 수도 있다.

‘월급 받는 만큼 일을 했는지’ 고민하는 사람과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태도는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낼까?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는 사람은 자신이 그만큼, 그 정도밖에 평가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는 태도의 차이, 결국 인생 자체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감사. 감사

길들여지면 감사를 잊게 된다.

당연시하며 잊고 살고 있는 것이 참 많다.

당연함에 길들여져 감사를 잊고 살아간다면, 어떤 행복도 만족도 얻을 수 없다.

행복은 감사로부터 시작된다. 작은 감사가 모여서 큰 행복을 이룰 수 있고 행복하고 싶다면 감사가 먼저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웃을 일이 더 많아진다는 말처럼

감사할수록 감사할 일도 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감사하고 또 감사하자. 주변의 모든 것과 사람들에게, 길가의 풀 한 포기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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