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행동들은 서로를 방황하게 만든다
지금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을 해 보자면, '본인 둘만 모르고 있다.' 정도 돼 보입니다. 그분이 지인분들도 소개하여줬고, 심지어 가족들과도 가게로 찾아와 차도 마시고 담소도 나눴습니다. 그 뒤로도 연속해서 친구, 지인들과 함께 찾아와 시간도 보내고 밥도 함께 먹고 친분을 쌓아가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아예 대놓고 두 분을 이어주려고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 사람 어떠냐, 이런저런 사람이다,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그런 행동하지 않는다. 등등. 그리고 사연을 주신 J분도 그 남자분에게 먼저 만나자고 하고 둘이 만나 식사도 하고 놀러도 다니시고, 딱 연인이 되기 직전의 모습을 두 분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신 사연만 읽어보면 희한하게도 사연 주신 분과 그 남자 분만 지금 어떤 상황인지 딱 잘라 인지 못하고 헷갈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분 주변으로 해서 등장하신 모든 분들이 사연을 주신 J분께 호감을 가지고 행동하고 말도 친절하게 해 주고 있고 도움도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체 왜 그 사람들이 J분께 친절하게 행동하고 호감을 가지고 행동할까요? 글쎄요, J분과 지금 애매한 상황을 함께 겪고 계신 지인들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중심에는 그 남자분과 J분이 함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말 그대로 등장인물들일뿐이고 그 가운데 서있는 건 주인공인 두 분입니다.
어느 날, 한적한 마을에 여자 주인공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조용한 곳을 찾아와 살게 된 여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남주의 얼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으로 인식을 합니다. 그렇게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첫 만남 이후, 어느 날 남주의 소박하지만 적극적인 행동으로 남주와 여주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둘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남주가 여주인공의 장소로 종종 찾아오고 얼굴을 익히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천천히 친분을 쌓아갑니다. 여주는 남주뿐만이 아닌 남주와 함께 찾아오는 친구들도 함께 알아가게 됩니다. 이 이후로는 아주 자연스레 남주의 지인들이 남주와 여주가 잘 되길 바라며 종종 여주인공 주변에 나타나고 남주에 관한 정보를 전해주고는 합니다. 어느 날은, 직설적으로 남주가 어떠냐고 물어오는 남주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남주와 여주는 친해지고 남주의 지인,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가끔 둘만이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에 자기도 모르게 여주의 마음에 남주에 대한 호감과 좋은 감정이 싹트게 됩니다. 하지만 여주와 남주는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두 사람이 아무나 와 섣불리 연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호기심과 치기로 연애를 시작할 만큼 가벼운 사람들이 아니기에 그런 것인지 이유는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여주도 자신의 새로운 생활에 적응했고 남주와 만나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남주의 마음은 분명 여주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여주가 부르면 달려가고, 함께 하려는 노력도 합니다. 그런 모습에 여주의 마음도 어느새 조금씩 남주에게 열려갔습니다. 하지만 남주는 화끈하게 고백을 하거나 이끌지 못했습니다. 아니, 남주는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좋은 사람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실수로 잘 못 되는 게 싫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주가 불러주면 나가고, 함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자신의 친구들도 불러 여주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 나갔음에도 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주에 대한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여주의 주변을 아는 남자로서, 친구로서, 지인으로서 맴돌 뿐이었습니다.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여주가 남주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고, 직설에 가까운 질문들에는 에둘러 답 할 뿐 확실한 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여주는 먼저 전화해서 만나자고도 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친구들의 말이 머릿속을 돌고 있었고 여주의 행동이 그저 친한 지인으로서 나를 인식하는 게 아닌가 하며 알 수 없는 여주의 행동에 남주는 고민에 빠집니다.
여주의 마음은 이미 남주에게 기울어졌습니다. 그 사람이 좋고, 만나고 싶고, 보고 싶고 함께 하면 좋을 뿐입니다. 그 사람이 주변의 지인들에게 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마음에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단지, 외로운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남주에게 기대고 있는 건 아닌지, 이 만남이 언제까지고 오래 지속될지 언제 끝나게 될지 알 수 없어 알게 모르게 벽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 벽을 남주가 깨고 들어와 줬으면 하는 바람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차라리 남주가 확실하게 벽을 깨 주고 들어온다면 마음이 편할 텐데 남주는 그런 행동을 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서로서로의 눈치만 보다 보니 한쪽은 벽을 깨주길 바라고 한쪽은 어째서 벽을 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분명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가지고 있지만 이 둘의 만남은 애매함으로 가득 차 있고 모호한 행동들로 서로를 방황하게 만듭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처음에 드는 생각은 사연을 주신 분이 조금은 확실하게 표현을 하면 어떨까 였습니다. 그렇다고, 원하시지도 않는데 먼저 고백을 하거나 남자에게 고백을 하라고 먼저 말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지인들이 찾아와 남자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볼 때 에둘러 표현하기보단 조금 더 긍정적으로 표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사연에서 밝히셨듯, 두 분 모두 아무 생각 없이 10대 후반 청소년들이 연애를 시작할 수도 없고 한 순간 타오르는 연애를 꿈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조심스레 서로를 대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러다 보니 분명 서로 호감이 있음에도 서로가 서로의 눈치만 보는 상황이랄까요.
누가 봐도, 남자분이 사연을 주신분께 마음이 있어 보입니다. 데이트 신청을 먼저 하지 않을 뿐 나오라고 하면 나오고 어디 가자고 하면 같이 가주고, 지인들도 소개하여주는 것을 넘어 함께 식사도 하고 시간도 보내고. 동네 이웃에게 이렇게까지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남자는 없습니다. 특히 자신의 지인이나 가족을 소개하여주는 경우는 없을 듯합니다. 사심이 없다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왜 지금의 관계를 남자분이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일까. 남자분의 성격을 잘 모르겠지만 남자분도 조심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사연 주신 분께서 조심스러운 행동을 취하고 좋으면서도 고민하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합니다. 괜히 섣불리 행동했다 지금의 좋은 관계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신다면 행동을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해 보시길 바랍니다. 보호 심리나, 상처받기 싫은 마음은 조금은 내려놓으시고 자신의 마음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을 자주 하다 보면 분명 남자분께서 반응이 있을 겁니다.
지금 두 분이 서로 자주 만나시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신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는 두 분이 친구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먼저 지금의 상황을 명확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여배우 김미숙의 경우 지금의 남편에게 먼저 고백을 했다고 합니다. 차마 먼저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겠다면 지금처럼 평정심을 유지하시고 관계를 유지하되, 그 남자분을 더 많이 불러내시고 함께하는 시간을 더 늘려가다 보면 자연스레 더 가까워지고 애틋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걱정 많이 하지 마시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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