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수 있지, 어려울 수 있어
남자고 여자고 이성과 대화에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할 말이 없을 때가 찾아오면 불안함까지 겪기도 한다. 적막이 흐르는 어색함을 깨지도 못 하지만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그저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답변을 하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지 모를 뿐이다.
우선, 경직된 생각을 깨도록 하자. 남자도 여자도 모두 사람이다. 모두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간다. 전혀 다를 게 없다. 수면바지에 기름진 머리로 깨어나는 건 대부분이 비슷하다. 상대방이 무슨 하늘에서 내려온 완벽한 무결점의 인간이라는 착각을 버리자. 특히 상대방을 좋아하게 되고 호감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이런 문제를 생긴다. 상대방을 너무 높게 평가하여 나와는 별개인 특별한 개체라는 착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그, 그녀 그저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이다. 실수도 하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우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수준 높은 철학을 생각하고 인간은 어디서 왔는가 등의 고민은 많이 하지 않는다. 수면바지를 입고 튀긴 닭을 뜯으며 예능이나 유튜브를 즐기는 걸 좋아하는 비슷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자.
대화를 잘 하는 비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 첫 번째는 바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다. 상대방에 관심을 가지자. 관심이 생기면 궁금증이 생기고 궁금증이 생긴다면 질문을 하고 싶어 진다. 질문을 하도록 하자.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를 가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평소엔 뭐하는지 애인이 있는지 등등, 궁금하면 물어보도록 하자.
겁내지 말자. 상대방이 당신을 인간 취급하고 있다면 당신이 묻는 질문에 웬만하면 답을 해줄 것이고 자연스레 대화 주제가 생기게 될 것이다. 단, 정치, 종교, 가족에 대한 사항은 묻지 않는 게 좋다. 친한 사람끼리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는 피하도록 하자.
대화 주제가 생겼다면 본인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예를 들면 "밥 먹었어?"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응"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무엇 무엇을 먹었고 짤막한 음식과 식당에 대한 평가를 곁들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같은 질문을 다시 하는 것은 필수다. 받은 질문을 그대로 돌려주도록 하자. 만약 대화가 막힌다면 다른 화제로 돌리자.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이나 최근 본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좋다. 그리고 비슷한 주제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도록 하자.
대화는 넓은 의미에서 어려울 것이 없다. 질문하고 답변하고 다시 역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과정이다. 대신 상대방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질문이나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거나 흥미를 느낄 대화 주제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얼굴 표정을 잘 해석해야 상대방이 어떤 주제에 화색을 표하고 목소리가 바뀌고 미소를 띠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성과 무조건 잘 되고 싶다는 자기 부담감을 버리자. 인연은 사람 하기 나름이라지만 인력으로도 안 되는 게 사람 인연 이기도 하다. 억지로 인연을 만들려 하다 보면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성 간에는 그런 점들이 더 많다. 부담은 떨쳐내고 최대한 자연스럽고 경직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
대신, 너무 편한 모습을 보여줘서 상대방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해야 된다. 부모님께 보여드린 모습,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모습, 교수들에게 보여주는 모습, 선생님들에게 보여주는 모습 모두 다르듯 이성에게도 다른 모습이 필요할 수 있다.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되 집에서 상대방이 이 사람 위험해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가 좋다. 그러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인연이 생성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 한 인연이 나타나 본인을 옭아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