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몸마음공장 프로젝트 17
요즘은 대학생들이 무더기로 몰려다니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특히 무더기로 몰려가 청춘 사업의 뒤풀이가 주로 이루어지는 술집조차도.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내가 한참 기타 동아리에서 기타의 마력에 빠져 허우적 댈 때, 동아리를 하고는 싶은데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준비해야 할 시험도 있고, 학점 관리도 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하고 걱정을 늘어놓는 직속 후배에게 함께 계속 기타치고 배우고 놀자고 꼬드겼던 기억이.
요즘에는 대학에 낭만이 없다고 말한다. 혹시 내가 모르는 낭만이 있는데 섣불리 단정 짓는 것은 아닐는지 노파심에 걱정이 들지만 그렇다고들 말하니 그 얘기다 전혀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즐거워 보이는 모임을 하고 나서도 모임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인 것처럼 안녕!하고 밀려온 파도가 다시 떠밀려 가듯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사람들. 아마 너무 지쳐서 외딴 섬이 되어 외로움에 시달리더라도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방전되어 버릴듯한 원기를 회복해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일찍부터 배운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하여 눈치 빠르게 뉴스에서 하는 말을 듣고, 부모님 말씀을 듣고 그렇게 착하게 자라기를 스스로 받아들인 청년들.
어쩐지 짠하고 안 됐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찾기 전까지는 주어진 길을 성실히 따르는 것이 절대 나쁘지 않지만 가슴에서, 마음에서 시키는, 갈구하는 무언가의 울림을 느꼈다면 그 순간부터는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솔직해지고 나를 위해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학점이 낮아졌을지언정 나는 달을 바라보며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동아리방 베란다에 앉아 기타 줄을 튕기던 그 당시의 느낌이 매우 생생하게 피부의 한편에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사람이 추억으로 사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누가 또 멋있는 말을 했다. 사람은 숨 쉬는 순간의 합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숨이 멎을 듯한 순간의 합으로 살아간다고. 그런데 한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직 진정으로 나를 찾지 못하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지 못해 반항하거나 떼쓰지 못할 뿐이라고. 왜냐면 두근거리는 심장은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다들 자기의 몸과 마음의 반응에 귀기울이고 솔직해지자!
그 후배가 한참 후에 나에게 덕분에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을 절대 후회 안 해요.라고 말한 당시의 전율과 감동, 뿌듯함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지금 취준생으로 고군분투하고 있겠지만 언제나 응원하고 믿는다. 동아리 회장 자리까지 꿰찬 너, 네가 하지 못할 일이 무에 있겠니? 오늘 그 후배에게 전화라도 한 통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