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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튜브라이트 Nov 12. 2018

두려움과 귀찮음 뛰어넘기

뚝딱뚝딱 몸마음공장 프로젝트 28

이 두 가지는 영원한 인생 장애물이다. 그만큼 끈질기게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넉넉한 돈이 주어져 있다고 해도 두려움과 귀찮음을 뛰어넘지 않으면 결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오죽하면 억지로라도 변화를 추구하려 몇 달치 헬스 등록을 하고, 마음 변하기 전에 비행기 표를 끊어 놓고, 계속해서 다이어리를 고쳐 쓰고, 주변인에게 선포를 하고, 나를 어떤 사람들의 무리에 밀어 넣고. 이런 것들을 다시 반복하고 수정하고 또다시 반복하고 수정하는지!


사소하게는 병원에 가는 것, 운동하러 가는 것, 네일 케어를 받는 것, 여행을 가는 것 등 크고 작은 것들이 내면의 두려움과 귀찮음에 걸려있다. 결과적으로 다 내가 잘 되자고 하는 일이고,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인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솔직히 우리 인생에서 '처음'이라는 시련은 매우 자주 찾아온다. 학교에 입학하는 것, 캠프에 가는 것, 회사에 취업하는 것 등 사회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모든 새로운 시도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게는 이 깨달음이 명상과 요가에 있어서 확연히 드러났다. 요가에서 어려운 자세를 대하면 일단 두려워서 마음부터 멀리 달아나 버린다. 바쁘게 두 눈을 굴리며 내 매트 바깥에서 아무렇지 않게 동작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나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몸을 마주할 자신이 없고, 실패할 내 몸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또, 이른 아침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요가원에 자리시키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나 스스로의 합리화에 넘어가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 그런데 어느 날 큰 마음을 먹고 새벽같이 이른 아침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동네를 빠져나오자마자 무수한 사람들을 본다. 새벽부터 움직이는 사람들, 어디론가 향하는 수많은 차들, 그리곤 생각한다. '아 모두들 이렇게 부지런히 살고 있었구나! 집에서 출발할 때 왜 나는 두려움을 안고 있었던 거지?'


명상이 어떤 것인지 말로 뚜렷이 설명해 주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난 소외되었다고 생각했고, 눈을 감고 1시간을 버텨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눈을 감고 있는 1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눈을 감고 있는데 혹여나 무언가 소리가 들리거나 환상이 보이지는 않을는지,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눈을 뜨고 나를 관찰하고 있지는 않을지. 나만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명상을 정말 배우고 싶은지 나에게 묻던 선생님이 첫날 내게 보여준 사진이 생각났다. 새카만 바탕에 은하수가 펼쳐진 사진이었던 것 같다. 그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냐고 내게 물으셨다. 나는 두렵다고 말했다. 그 어두움에 싸인 미지의 공간이 두렵다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공간, 알지 못한 공간이 두렵다고. 그런데 선생님은 우주가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가보고 싶지 않냐고 그러셨다. 본인은 그 사진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드셨다고. 나를 선생님에게 데려간 그 친구도 나의 느낌에 도무지 공감이 되지 않는다며 본인은 그 사진이 아름다워 그 우주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출처- 구글이미지- Maryland Science Center

나 자신의 내면으로 향한 시간을 마련하면서 나는 이제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 안의 두려움과 귀찮음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내면을 인식하고 극복하려는 결의를 다지는 순간 나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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