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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인사이드 May 25. 2021

[랜선투어] 무인양품이 만든 호텔은 뭐가 다를까

'이만하면 딱 좋은' 호텔

'여행 중에도 집처럼 편안히 뒹굴 수 있는'

무인양품의 의식주 체험 플랫폼


#랜선호텔투어 #무지호텔 #호텔인사이드


안녕하세요. 전 세계 멋진 호텔들을 소개해드리는 호텔인사이드의 에디터 수입니다. 여러분 혹시 무인양품 좋아하시나요? 한국에는 의류와 문구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요. 무인양품이 식품, 단독주택, 호텔까지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무인양품은 [MUJI HOTEL]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1월과 6월 각각 중국의 선전과 베이징, 2019년도 4월에는 본토 일본 도쿄에 3호점 긴자점을 오픈했습니다. 오픈 초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단순히 숙박을 위한 호텔의 개념을 넘어 무인양품의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임과 동시에 고객들에게 기존의 호텔들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기존 호텔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로 시작한 호텔, 생활용품 브랜드에서 의식주 플랫폼으로 역할하는 무지호텔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무지호텔을 소개하기에 앞서, 무인양품이 호텔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어떤 기업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알아볼까요?




1. 무인양품은 어떤 기업인가

무지 긴자점 입구 / 사진: en.japantravel.com


"간소화 혹은 생략을 통해 매력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단순하고 조화롭게 사는 커뮤니티를 추구합니다."
- 가나이 마사아키 무인양품 회장


무인양품의 시작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의 슈퍼마켓 체인 세이유 그룹의 PB 브랜드로 출발했습니다. 1989년도에 독립회사로 출범하여 현재 무인양품이 속해있는 그룹인 양품계획 소속 브랜드가 되었죠. 무인양품은 모든 브랜드들이 화려한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던 1990년대에 '이유 있는 싼 제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는 간소함', '브랜드 없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섰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 익명성,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심어주었죠.


무인양품이라는 이름은 무인(도장이 찍히지 않은) 양품(좋은 품질)을 의미하는 단어로, 그 뜻 안에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분 좋은 생활'을 만들겠다는 기업철학이 녹아있습니다. 무인양품의 또 다른 이름인 MUJI는 '무인양품'의 일본어 음가인 '무지루시 료힌'의 첫머리를 딴 글자로, 1991년 유럽 진출을 하면서 겸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느낌을 선사하고 도움되는 제품을 생산한다는 기업철학을 가진 무인양품. 이제는 생활용품 브랜드를 넘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으며 전 세계 27개국 800여 개의 매장에서 의식주를 아우르는 7천여 개의 제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호텔사업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물건에 여백을 두는 것'이 핵심 경영전략

"텅 빈 물건을 목표로 제품을 생산하여,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되 소비자가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를 주는 것"이 바로 무지 경영전략의 핵심이죠. 무색무취 같은 심플하고 자연적인 느낌이 특징인 무지의 제품들은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철저한 간소화, 자연적인 소재 선택, 그리고 포장의 간략화와 같은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제 역할에 충실히 하는 제품을 만들면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주죠. 이런 모습은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무인양품만의 특징입니다.

무인양품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 / 사진 출처: Magazine B
"무인양품은 '기분 좋은 생활'을 지향합니다. 그런 기분 좋은 생활을 고민하다 보니 기분 좋은 사회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나아가 그런 사회를 만드는 '기분 좋은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주택 사업도 그 일환이고요. 지금까지 일본에서 제공되어 온 주택에서 받은 느낌이 좋지 못했기에 무인양품이 생각하는 '기분 좋은 생활'을 제공하고 싶었을 뿐이죠."
- 무인양품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 -Magazine B와의 인터뷰에서
무지 헛 / 사진 출처 : Vogue Korea

주택 사업을 시작한 이유

무인양품이 주거공간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 고객에게 기분 좋은 생활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무인양품은 호텔뿐만 아니라 주택사업의 일환으로 무지 하우스(Muji's House)와 도심형 오두막집 무지 헛(Muji Hut)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2. MUJI HOTEL은 어떤 곳인가

무지호텔 긴자점 객실 / 사진 출처 : superfuture.com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한'호텔을 생각했어요. 중국 출장을 갈 때마다 지나치게 넓은 방에 묵었는데,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직원에게 좀 더 작은방은 없냐고 물었지만 그런 방은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죠. 방이 넓고 고급스러워 부담스럽거나, 면적이 마음에 들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뿐이었어요. 적당하고 담백한 호텔을 떠올리게 됐죠."
- 무인양품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

무지호텔은 생활용품 기업의 호텔사업 진출을 넘어 무인양품의 의식주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무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지스러움'을 선전하는 곳임과 동시에, 무지 팬들에게는 무인양품의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죠.

무지호텔 욕실 / 사진 출처 : MUJI HOTEL GINZA 홈페이지


무지 호텔의 인테리어는 여행 중에도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뒹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매트리스, 조명, 타월, 식기 등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 써 무인양품의 개성이 잘 느껴지도록 만들었죠. 나무, 흙, 돌, 철 등의 재료로 꾸며진 방은 '자연의 느낌'을 물씬 풍겨 간소하지만 편안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무지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얼핏 보면 밋밋해 보이지만, 막상 지내보면 필요 없는 것은 하나도 없는, 보기엔 심플하지만 알짜배기인 호텔인 것이죠.




3. MUJI HOTEL GINZA점


[ MUJI HOTEL GINZA 개요 ]

위치 | 6F, 3-3-5, Ginza, Chuo-ku, Tokyo, Japan

등급 | 3성급

객실 | 79실

타입 | A 타입부터 I 타입 (9가지)

체크인 15:00 / 체크아웃 11:00

부대시설 및 서비스

식료품 매장,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바, 의류점, 생활잡화점, 가구, 피트니스실, 라이브러리, 갤러리

홈페이지  https://hotel.muji.com/ginza/

2019년 6월 무지호텔 3호점인 일본 긴자점이 오픈했습니다. 2018년 1월 중국의 선전점, 같은 해 6월 베이징점 다음으로 본토인 일본에 처음 오픈한 호텔이죠. 무인양품의 브랜드 철학인 "안티 고저스, 안티 칩(anti-gorgeous, anti-cheap)"콘셉트에 따라 호화스럽지도 않고 싸구려도 아닌 가성비 좋은 호텔을 선보였습니다.

무지호텔 공간 구성 다이어그램 ⓒUDS


무지호텔 긴자는 도쿄의 유락쵸에서 18년 동안 운영했던 무인양품 플래그십 스토어를 긴자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빌딩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의식주를 한 곳에 모아놓은 콘셉트로 오픈 이전부터 무인양품 애호가들 사이에서 꼭 들러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혔죠.


건물은 총 10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는 무지의 다양한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6층~10층은 무지호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지 디너 레스토랑과 식료품 코너의 벤토 / 사진: en.japantravel.com

무지 플래그십 스토어(지하 1층~지상 5층)

지하 1층~지상 1층까지는 식료품 매장, 베이커리, 카페 등 의식주에서 '식(食)'에 관련된 다양한 매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도쿄 근교의 농가에서 직접 조달해오는 농산물과 과일, 이들을 사용한 디저트, 다양한 종류의 찻잎을 계량해 판매하는 식료품 매장과 레스토랑 '무지 디너(MUJI Diner)'가 있습니다.

무인양품 매장 / 사진: en.japantravel.com

지상 2층~5층까지는 가구, 생활잡화 의류 등 '의(衣)'와 '주(住)'에 해당하는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죠.

아틀리에 내부 사진 / 사진: superfuture.com

무지호텔 긴자점 (6층~10층)

무지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지 호텔의 다리 역할을 하는 6층의 로비에는 아틀리에 무지 긴자(ATELIER MUJI GINZA)와 일식 레스토랑 'WA'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7~10층에 걸쳐 7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죠.

아틀리에 내부 사진 / 사진: superfuture.com

아틀리에 무지 긴자(ATELIER MUJI GINZA)는 미래 세대와 함께 디자인 문화를 공유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2개의 갤러리와 디자인 서적으로 가득한 라이브러리, 그리고 녹나무로 만든 커다란 바 카운터가 있는 살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무지(MUJI)의 미래에 관한 철학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주제의 전시 및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https://hotel.muji.com/ginza/en/facilities

일식 레스토랑 WA에서는 일본의 온화한 기후에서 재배된 재료를 특징으로 한, 전국 각지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는 요리사들의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4. MUJI HOTEl GINZA Room

사진 출처 : MUJI HOTEL GINZA 홈페이지
< 객실 내 이용 가능 물품 > 
칫솔 / 치약 / 면봉 / 코튼 볼 / 면도기 / 빗 / 샴푸 / 컨디셔너 / 바디워시 /손세정제 / 가운 / 슬리퍼 / 아로마 디퓨저 / 헤어드라이어 / 가습기 / 냉장고 / 블루투스 스피커 / 와이파이 / 전기 주전자
사진 출처 : MUJI HOTEL GINZA 홈페이지

무지호텔의 객실은 Type A부터 Type I까지 9가지 스타일의 객실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방 크기와 베드 타입, 수용인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정사각형 모양의 객실로 구성된 다른 호텔들과 달리, 이곳은 가로로 좁고 세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객실이 대부분인데요. 전체적으로 베이지와 아이보리 톤의 아늑한 컬러를 메인으로, 나무나 돌, 섬유와 같은 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편안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주며 다다미, 벙커 침대 등으로 일본 특유의 감성을 잘 살렸습니다. 




오늘은 무지호텔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저는 자료조사를 하면서 무지호텔뿐만 아니라 무인양품 브랜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생활을 제공하고,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본질에 충실한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상품을 만드는 무인양품의 브랜드 철학에 큰 감명을 받았답니다.


무지호텔은 숙박객에게 객실의 가구에서부터 침대, 식기, 타월 등 다양한 무인양품의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래층 매장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에요. 무지 호텔을 곧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하며, 저는 다음에 더 유익한 호텔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Written by. 에디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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