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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마릴린 Apr 30. 2021

[사워도우]노예해방_⑶discard 대신 빵 만들기.

정확히 말하면, '르뱅을 만들고 남은 스타터를 '버리지 않고' 그 스타터로 빵 만들기'예요. 덕후스러운 실험이었지만, 결과는 놀라웠어요. 르뱅으로 만든 빵과 똑같은 쌍둥이 빵이 나왔거든요. 보실래요?


르뱅으로 만든 빵 / 디스카드(?)로 만든 빵.


과정은 다음과 같았어요.

전날:

08:00 스타터 5 : 물 15 : 밀가루 15, 밥을 줬어요.

22:00 위 스타터 35g 중 5g을 덜어내 르뱅을 만들었어요. 5g:27g:27g.

→ 스타터 병에 30g이 남아 있지요? 이걸 그냥 실온에 두었어요, 디스카드 통에 버리는 대신에요.

빵 만드는 날:

08:00 스타터를 확인해 보니 아래와 같았어요. 밥 먹은 지 24시간 된, 이미 한 번 최고점을 찍었던! 스타터예요.

이걸로 빵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Baker's percentage:

벰탯 유기농 강력분 80%

하트랜드 유기농 통밀 20%

물 83%

르뱅(스타터) 20%

소금 1%


09:00 각각의 반죽을 오토리즈.

10:30 르뱅 투입. 하나는 12시간 된 르뱅이고, 하나는 우리의 실험 대상 26시간 된 스타터예요.

12시간 르뱅 / 26시간 스타터. 얘는 묽었어요.


17:30 성형

+10:00 베이킹

빵을 막 만들겠다고 선언을 하고서는 의욕이 과했는지 정말 반죽을 막 다뤘지 뭐예요. 반죽에 맞는 적당한 바구니가 작은 원형 바구니뿐인데, 얘가 엉덩이가 거의 없어요. 거의 고깔 수준. 하여간 성형을 해서 바구니에 안쳐 냉장고에 넣었는데, 너무 막 넣었던지라 바구니가 밤새 기우뚱 놓여 있었네요. 하여 반죽이 옆으로 쏟아질 뻔.

깔깔깔
우쨋거나 칼로 그어 뚝배기에 넣었어요. 칼집을 너무 낮게 넣었어요.
칼집이 낮았어요. 스타터 버리지 않고 만든 빵 /르뱅으로 만든 빵.


스타터 버리지 않고 만든 빵 / 르뱅으로 만든 빵.


스타터 버리지 않고 만든 빵 / 르뱅으로 만든 빵.                                


생긴 거 닮은 거 알았으니 맛이 궁금하실 거예요.

1. 냄새 귀신같이 맡는 제가 느끼기에 아주아주 희미한 신맛. 여러분 저 정말 개코예요.

2. 유난히 얇고 바삭한 껍질. 이 부분이 요상해요. 낮은 수분율, 일명 stiff 르뱅으로 만들어야 더 바삭하다는데 말이죠. 이거에 대해 아시는 분 있나요? 

그럭저럭 먹을만한 빵이 나온 게 아니라 맛있는 빵이 만들어져서 앞으로 집빵 만들 때 적극 활용할 생각이에요. 이렇게 하면 장점은:

1. 피딩(리프레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2. discard도 함께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가능성:

3. 냉장고에 있던 스타터를 피딩 없이 곧장 반죽에 넣어 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4. 냉동 스타터로 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5. 냉동 디스카드로 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6. 남들이 일해라 절해라 하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뭐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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