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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마릴린 Jul 21. 2021

[사워도우]한여름의 베이킹 팁.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강릉도 더워요. 저희 집 실내 온도는 덜 더운 날은 27도, 보통 더운 날은 29도예요. 습도는 70-85%. 중복인 오늘은 30도에 73%라네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대신 더위는 좀 즐기는 편이라 아직 한 번도 에어컨을 틀지 않았어요. 동해바다에서 혹은 대관령에서 부는 바람이 집 안으로 곧잘 들어오기도 하고요. 그래도 저녁밥 하느라 불 앞에 서 있으면 땀이 질질 나고 얼굴이 홍당무처럼 벌겋게 달아오르는데 그렇게 지글지글 끓이고 볶아 식탁에 앉아 선풍기 틀고 밥을 먹으면 금방 살만해져요. 지지고 볶는 동안 집 안이 온통 매운 연기로 가득 채워져서 문 닫고 에어컨을 켤 수도 없지만요. 하여간 여름이 좋아요. 바다도 좋고 바다에서 하는 수영도 좋고 햇볕 아래 누워 있는 것도 좋고 땀 질질 흘리며 요리하고 밥 먹는 것도 다 좋아요.


하지만 사워도우에게 있어 여름은 그다지 좋은 계절이 아닌  같아요. 여름이 되기도 전부터 스타터가 크는 속도, 반죽이 발효되는 속도가 무지 빨라졌어요. 요거트 만들기에는 최적이지만,  만들기에는 반갑지 않은 날씨. 발효가 빨리 된다고 좋은  아니잖아요? 발효가 빨리 되어 버리면 어떻게 풍미를 만들고, 어떻게 글루텐 네트워크를 잡고, 어떻게 반죽에 힘을 실어 주나요. 하여 한여름의 사워도우 베이킹   가지 공유해요.

스웨덴 림파 사워도우, 에스토니안 사워도우, 검은깨를 넣은 베이직 사워도우, 호두와 크랜베리를 넣은 통밀 사워도우.



1. 스타터 피딩 비율 높이기.

스타터가 어떻게 크는지 지켜보세요. 참고로 제 스타터는 요즘 어떠냐면요,

○ 유기농 백밀 90%, 유기농 다크 호밀 10%, 수분율 100% 스타터:

1:1:1 - 1시간 30분 _ 2.5배 / 4시간 _ 피크.

1:2:2 - 5시간 30분 _ 피크.

1:6:6 - 7시간 30분 _ 피크.

1:10:10 - 9시간 30분 _ 피크.


○ 유기농 다크 호밀 100%, 수분율 100% 스타터:

1:1:1 - 2시간 _ 피크.

1:10:10 - 8시간 _ 피크.


strength in numbers, 같은 비율 1:1:1이라도 10g:10g:10g보다 20g:20:20g이 더 빨리 크는 거 다 아시죠?

둘 다 1:1:1 _ 1시간 30분 지났을 때.




2. 스타터의 수분율 높이기.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스타터는 수분율이 낮은 스타터가 높은 스타터보다 더 잘 자라요. 예를 들면,


125% < 100% < 60%


이렇게요. 그러니 수분율을 높여 스타터가 평소보다 더디게 자라도록 할 수 있어요. 수분율이 높은 스타터는 낮은 스타터에 비해 젖산이 많고 신맛이 덜해요. 신맛이 나는 빵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일거양득!

수분율 122%의 르뱅 20%, 백밀 88%, 통밀 12%, 전체 수분율 74%.



3. 르뱅에 소금 넣기.

0.2%~2%의 소금을 넣어 스타터가 자라는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어요. 제프리 해멀먼의 <Bread>에 의하면 주의할 것은 제일 마지막 피딩, 그러니까 반죽에 넣을 르뱅을 만들 때 소금을 넣는 거예요. 당연히 르뱅에 넣은 소금의 양만큼 본반죽에 들어갈 소금의 양은 줄이고요.

더운 환경에서 빨리 자라면 덜 쫀쫀한 거 같아요.



4. 르뱅의 비율 줄이기.

저는 평소에 밀가루 대비 20%의 르뱅을 사용해요. 봄 가을의 경우 반죽에 르뱅을 넣은 시간으로부터 6-7시간 후 발효가 끝나 성형을 했지요. 날이 뜨거워진 뒤로는 르뱅의 비율을 10%로 낮췄어요. 밀가루가 250g이라면 르뱅은 25g, 실내 온도 28도, 습도 75%에서 총 4시간 30분 정도 걸리네요. 대단하죠?

수분율 100%의 르뱅 10%, 백밀 88%, 통밀 12%, 전체 수분율 75%.



5. 냉장고에서 밤새 오토리즈하기.

일 년 내내 뜨겁고 습한 태국의 베이커가 알려준 방법이에요. 반죽 전날 밤, 오토리즈를 해서 냉장고에 넣어요. 다음날 준비가 되었을 때 스타터(르뱅)를 섞고요. 저온에서 오랫동안 오토리즈가 되었으니 차가운 반죽이 꽤나 쫀쫀할 거예요. 르뱅 섞을 때 팔이 좀 아프지만, 이 문제는 오토리즈할 때 물을 몽땅 넣지 말고 일부 남겨 놓았다가 르뱅을 섞을 때 넣으면 좀 수월해요. 혹은 반죽기가 있다면 이용하고요.

냉장실에서 8시간 오토리즈, 르뱅 20%, T65 100%, 비트 퓌레 25%,  검은깨 조금, 물 77%,



6. 그리고,

(1) '냉장 스타터':


(2) 사전 피딩 없이, 디스카드 만들지 않고, 차가운 스타터로 빵 만들기:



7. 금방 눅눅해지는 껍질에 대하여.

여러분과 저의 빵만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저 위에 빵 네 덩어리 싸 들고 지지난주 서울에 갔었거든요? 간 김에 분당, 죽전, 서울의 유명한 사워도우 빵집 다섯 군데에 들렀어요. 대부분 오전에, 그러니까 빵이 오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전히 따뜻한 시간대에 갔고(그렇지 않으면 빵 사기 어려운 곳들이라), "가는 길에 차에서 먹게 두 쪽만 썰어 주세요."라고 부탁해 일명 '갓빵'을 '차빵'했어요. 밥 먹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암튼 여러분, 다섯 군데 모두 껍질이 바삭하지 않았어요. 어떤 곳은 슬쩍 질깃. 매장의 에어컨이 습도를 낮춰 놓았을 텐데도 말이에요. 어쩐지 안도감이 들지 않나요?�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8. 여러분의 방법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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