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펍 문화, 런던에서 만나요! #2
런던의 해가 지면 빅벤과 타워 브릿지는 불을 밝히고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펍으로 향한다. 영국인 10명 중 8명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펍에 방문하다 보니 골목 마다 자리한 크고 작은 펍은 매일 소란스럽다. 그렇기에 펍은 장소의 의미를 넘어서 영국인의 특별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곳에서 영국인들은 그들의 일상을 시작으로 다양한 화제를 웃고 떠들고, 마시며 공유한다.
그 중에서도 펍에서 빠지지 않는 최고의 화제는 무엇일까. 바로 영국인들이 사랑해 마지 않고, 국기로서 자랑스러워 하는 축구이다. 그래서 런던 펍 어디에서든 실시간으로 축구 중계 화면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보기 위해 펍으로 모이고, 축구장으로 가기 전과 축구장에서 경기를 보고난 후에도 펍으로 향한다. 그만큼 축구와 펍은 영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문화이자 생활 양식이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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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런던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는 영국의 한 펍에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을 정도이다. 이는 축구가 잉글랜드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각 구단 이사진이 미팅이나 회의 소집 장소 및 다양한 목적으로 펍을 활용했던 점을 미뤄보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현재는 런던을 축구의 도시라고 부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인데 그 중심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첼시와 아스널을 비롯한 13개의 프로축구팀과 80개 이상의 아마추어 축구팀이 있다. 그들은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는 100년 이상의 역사와 스토리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축구를 사랑하는 여행자에게 런던 행 티켓을 끊게 만든다.
보고 싶은 축구 경기가 있는데 경기장 티켓을 구하지 못했거나 가격이 부담된다면, 런던에 있는 펍에 들러 현지인들과 함께 섞여 경기를 관전해보자. 식도를 타고 흐르는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의 행복함. 잔을 맞부딪혀줄 상대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누구라도 함께 열광할 축구가 있기에, 당신의 런던 여행은 결코 외롭지 않으리라.
런던의 대표적인 클럽의 홈구장들과 그 근처에 존재하는 유서깊은 펍들을 통해 축구의 도시 런던을 제대로 즐겨보자.
런던 최초의 ‘유럽 챔피언’
첼시
주소: Fulham Road, London SW6 1HS
전화번호: +44 207 958 2190
경기장 투어: 성인 17파운드, 투어 시간 및 일정은 수시로 바뀌므로
공식 홈페이지 방문을 추천
클럽명 : 첼시
감독 : 주제 무리뉴
주요선수 :
존 테리, 에당 아자르, 디에구 코스타, 디디에 드록바
2003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한 이래 런던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2012년에는 런던 클럽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첼시. 로만 구단주 이전까지 팀이 쌓아온 전통에 그 후로 첼시에 몰려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더해져 현재는 아스널과 더불어 런던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2014/15 EPL의 유력한 우승후보이기도 하다.
토트넘, 아스널보다는 다소 늦은 1905년에 창단한 첼시는 창단 초기부터 백만장자 구단주의 지원아래 당대 스타선수들을 영입하며 가장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오는 팀 중 하나였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시작한 것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인수 후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04/2005시즌에 현재 첼시 감독인 주제 무리뉴 감독이 팀에 부임하면서였다.
‘스페셜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략가이자 독설가로 감독 그 자체가 최고의 스타였던 그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재정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디디에 드록바 등 스타선수들을 영입하는 한편 기존의 중심선수였던 존 테리와 프랭크 람파드를 중심으로 팀을 운영해 부임 첫 해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후로 현재까지 첼시는 매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확실히 자리잡았으며 그런 야망아래 매 시즌 에당 아자르, 세스크 파브레가스, 디에구 코스타 등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계속해서 잉글랜드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최정상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는
많은 영웅이 있지만
왕은 오스굿 하나뿐이다.
스탬포드 브릿지에 방문한 첼시 팬이라면 서문 부근에 있는 피터 오스굿의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필수적인 코스다.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까지 첼시에서 뛰며 팀의 최초의 FA컵 우승과 컵 위너스 컵 우승을 이끈 오스굿은 여전히 첼시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레전드 선수로 그의 동상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부처스 훅
주소: 477 Fulham Road, SW6 1HL London, United Kingdom
시간: 11:00-24:00시(월-금) / 10:00-24:00(주말)
부처스 훅은 런던에 있는 펍 중 가장 축구팀의 역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펍 중 하나다. 첼시의 창립자이자 초대 구단주인 거스 미어스 및 주요인물들이 바로 이 펍의 2층에 모여 회의를 거친 끝에 첼시라는 이름의 새 팀을 창단하기로 결정 및 발표했다.
당시 미어스 구단주의 친척이 운영하고 있었던 펍의 이름은 ‘라이징선’이었다. 새 팀을 만들기에 그보다 어울리는 펍의 이름이 또 있었을까.
첼시 팬들에게는 분명히 방문해볼만한 이 펍은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로부터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경기장 방문 시 함께 찾아가기도 용이하다.
첼시의 홈경기 티켓을 못 구한 팬이라면 그 팀이 창단된 곳에서 첼시 경기를 시청하거나, 경기 후에 들러서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것 또한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이 뛰고 있는 두 런던팀
QPR과 크리스탈 팰리스
앞서 소개한 토트넘, 아스널, 첼시 3팀이 런던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축구팬들이 방문 해볼만한 팀들이라면, 한국 축구의 영웅인 박지성이 뛰었고 현재는 윤석영이 활약하고 있는 QPR(퀸즈파크레인저스)과 최근 이청용의 입단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도 좀 더 많은 팀을 방문해보고 싶은 팬들에게 찾아가 볼만한 팀들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이 뛰고 있는 두 런던팀_1
QPR
주소: Loftus Road Stadium, South Africa Road, London
전화번호: +44 20 8743 0262
경기장 투어: 성인 15파운드, 투어시간 및 일정은 수시로 바뀌므로
공식 홈페이지 방문을 추천
클럽명 : QPR(퀸즈파크레인저스)
감독 : 크리스 램지
주요선수 :
찰리 오스틴, 조이 바튼, 리오 퍼디난드, 윤석영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인근에 홈구장이 위치하고 있는 QPR은 1882년 창단한 클럽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1부 리그와 2부 리그에서 주로 활약했으며 최근에도 2부 리그로 강등했다가 한 시즌만에 다시 1부 리그로 승격했다.
QPR은 특히 박지성이 맨유를 떠나 주장으로 활약했던 모습과 현재 대표팀 수비수 윤석영이 활약하고 있는 모습으로 국내 팬들과 인연이 깊다. 그 두 선수 외에 또 한 명 국내 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선수는 이번 시즌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찰리 오스틴이다. 그는 과거에 벽돌공으로 일하며 13부 리그에서 축구를 하면서도 축구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1부 리그까지 올라온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큰 귀감이 됐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이 뛰고 있는 두 런던팀_2
크리스탈 팰리스
주소: Selhurst Park Stadium, Whitehorse Lane, London
전화번호: +44 20 8768 6000
경기장 투어: 성인 12.5파운드, 투어시간 및 일정은 수시로 바뀌므로
공식 홈페이지 방문을 추천
클럽명 :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 앨런 파듀
주요선수 :
마일 예디낙, 야닉 볼라시에, 윌프레드 자하, 이청용(이번 시즌 입단)
이청용의 입단과, 현재 EPL 구단 중 유일하게 치어리더가 있는 팀으로 국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는 2014/15시즌 중 과거 팀에서 선수로 뛴 바 있는 파듀 감독을 영입한 후 눈부신 성적을 발휘하며 다음 시즌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팀이다. 부상으로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이청용이 부상에서 복귀한 후 얼만큼의 활약을 보여줄지도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국내팬들에게 ‘수정궁’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는 치어리더의 존재와 더불어 가장 뜨거운 경기장 분위기를 자랑하는 팀 중 하나다.
홈 구장 셀허스트 파크가 앞서 설명한 구단들과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런던 남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경기 티켓을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방문해서 EPL 유일의 치어리더의 퍼포먼스와 팀의 살아있는 마스코트인 독수리 비행을 감상할 겸 방문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QPR 펍 ‘더 크라운 & 샙터’
주소: The Crown & Sceptre 57 Melina Road
Shepherds Bush London
시간: 11:00-23:00 (금, 토는 24시까지, 일요일은 12시 오픈)
하얀색 벽에 펍의 이름대로 왕관과 홀(왕이 왕권의 상징으로 드는)의 이미지가 눈길을 끄는 펍 ‘더 크라운 & 샙터’는 QPR팬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 받는 펍 중의 하나인 동시에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도 부담 없이 와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경기를 볼 수 있는 장소다.
보통의 다른 펍에서 볼 수 있는 음식과 달리 일품의 타이 음식을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펍의 분위기나 음식의 맛에서 많은 방문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 펍
‘클리프튼 암스, 퍼슨스’
주소: Clifton Arms, 21 Clifton Road London
시간: 11:00-23:00
주소: Pawsons, 69 Pawson's Road Croydon London
시간: 13:00-23:00
크리스탈 팰리스의 홈구장 셀허스트 파크는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경기장들보다 오락거리가 적은 편이며 펍도 크게 유명한 곳은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크리스탈 팰리스 팬을 위해 특화된 펍이있으니 바로 ‘클리프튼 로드’다. 이 펍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홈팬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경기 당일에는 크리스탈 팰리스 시즌권 보유자들만 출입할 수 있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경기가 없을 때 방문한 여행자라면 클리프튼 로드에서 간단한 식사나 맥주 한 잔을 하는 방법을 추천할만하고 경기가 있을 때 방문했다면 조금 떨어진 곳에 있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펍 퍼슨스를 이용하자.
앞서 소개한 5개 구단의 홈구장과 웸블리 구장 그리고 3개의 펍은 런던에 존재하는 무궁무진한 축구 경기장과 펍의 일부일 뿐이다.
특히,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와 QPR의 로프터스 로드를 방문하는 여행자의 경우 시간이 좀 더 있다면, 그 인근에 있는 풀럼의 홈 구장 크레이븐 코티지를 방문해보는 것도 추천할만한 점이다.
현재 2부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풀럼은 현재까지도 정규리그에 남아있는 런던의 프로축구팀 중 가장 먼저 창단된 팀이다. 런던 동부 쪽으로 갈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터프한 축구를 구사하기로 유명한 팀 웨스트햄의 홈구장 업튼파크도 가볼 만하다.
축구로 가득 찬, 축구의 도시 런던답게 대부분의 구장에는 경기장 투어 및 구단과 관계된 모든 용품을 판매하는 스토어가 위치해있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앞서 소개한 명소들을 방문했을 때 축구 관련 상품의 쇼핑을 즐겨보자. 각 구단의 특색 있는 유니폼이나 작은 펜 하나가 여행이 끝난 뒤에도 두고두고 런던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런던 호텔을 알아보려면?
http://kee.tips/r0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