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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영 Jun 20. 2023

AI 프로젝트 기획, 제안, 수주까지의 여정 - 下편

Lesson Learned Points & 감정

이전 글에서 내용이 이어집니다.




6/9 발표 연습 

- 제안서 작성 때 보다 발표 준비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했습니다.

- 학생, 일반인부터 기업대상으로 강의했던 경험도 있고 결혼식 사회도 해보았지만, 제안 발표는 준비하기까지 또 색다른 긴장감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무엇보다 체력이 안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예행연습을 여러 일에 걸쳐 3번 정도 피드백을 받는데, 공통적인 내용으로는 내용은 좋은데 사람이 매가리가 없냐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습니다. 

- 체력이 왜 안 좋아졌는지 곰곰이 피드백해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술 먹는 횟수도 늘어났고 규칙적인 수면이 없었습니다. 특히 새벽까지 술 먹고 집 와서 3시간 자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참고로 필자는 맨시티 12년 차 팬이다)을 새벽에 보고 2시간 정도 자고 바로 일한 날 뒤로는 체력이 급격히 안 좋아졌습니다. 몸 관리가 어떻게 보면 기본인데,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연습 횟수는 밥 먹자마자 바로 하고, 발표 전날에도 많이 연습했습니다. 솔직히 중요하거나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발표나 시험이 있을 때에는 '내가 토가 나올 만큼 지겨울 때까지' 연습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에 수시로 연습했고 그냥 빨리 발표하고 싶어 졌습니다.

- 발표는 15분, 질의응답은 20분이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정말 다각도로 질문들을 list-up 하였고 이에 맞는 답변도 준비했습니다. 또한 저의 뇌가 고여있다는 느낌을 받아 제안한 기업과 유사한 산업군을 기업을 다니는 친구한테까지 물어보고 예상 질문을 달라고 했습니다. 


직무가 다르고 기술도 접점이 없지만 예상 질문을 뽑고, 신선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위와 같이 조언 구하기




6/14 발표 이전 마인드 관리

- 제안서 작성 때에는 상당히 간절했지만, 발표는 완전 다른 마인드로 접근했습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이번에 떨어지면 배울 교훈이 있겠지. 떨어지면 일거리 또 구하면 되는 거지. 난 아직 젊으니까 돈 벌 기회와 시간이 많아. 그냥 하던 대로 해야지.라는 마인드를 가졌습니다.

- 왜냐하면 사람이 간절할수록 흥분이 되거나 일을 그르치기 좋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 '월렌다 효과'  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도의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훈련한 루틴과 체계를 무너뜨리며 형성하는 일종의 무의식적인 반응이라고 하는데요. 

- 이는 미국의 유명 공중 곡예사가 월렌다는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는 곡예를 단 한 번도 실수를 하지 않다가 마지막 은퇴 공연에서 와이어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작별 공연이다 보니 너무 성공하고 싶어 했고 실패할까 봐 노심초사했었다고 하는데, 심리학자들은 거대한 심리 압박을 받으며 끝없이 걱정하는 심리 상태'월렌다 효과'라고 불렀습니다.

- 그래서 중요한 발표나 강의를 앞둔 사람들은 그냥 긴장하지 말고 하던 대로, "진인사대천명"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제일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6/14 발표와 Q&A

- 제가 발표하는 앞뒤에 다른 기업의 PM이 있었고, 발표하는 곳에는 심사위원 분들과 고객사 인원들 합쳐서 10~11명 정도 있었습니다. 제가 발표했을 때에는 처음 1분 정도 긴장하고 그 뒤부터는 정상적으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 무엇보다 심사위원 분들 눈을 맞추려 노력을 했고 보시면서 호감을 가지고 웃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더 자신 있게 했습니다. 발표 도중에 누군가가 나가버리면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경험을 해봤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좋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 심사위원 분들은 발표와 발표자료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제안서 내용을 계속 찾아보는 사람들 다양했습니다. 

- 발표 때 느낀 점은 제안서 제출부터 발표까지 1주일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이라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 분들이 제안서를 1주일 동안 보고 와서 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결정을 하고 오신 분들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발표라는 정성적인 부분이 결과를 정말 다이내믹하게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 약 20분 동안 질문을 5개 정도 받았습니다. 질문들에 대한 내용들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으며 질문과 답변은 이 글에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영역의 질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KPI 관련 내용

제안하면서 금번 사업에서 적용하고자 하는 기술에 대한 레퍼런스

Project Manager 로서의 발표자의 역량과 레퍼런스 관련된 질문

제시한 공수산정이 프로젝트 수행하는 데 있어 합리적인지, Risk 요소는 없는지

As-Is 시스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며 이를 수행할 생각인지


- 각 질문들은 다 막힘없이 대답하였고, 질문들이 예상했던 내용들 범주에 다 있었습니다. Tip으로는 자신 있는 답변들에 대해서는 일부로 시간을 더 써서 프로 출신처럼 답변하였습니다. 그리고 (1) 회사나 발표자의 역량과 레퍼런스 그리고 (2)(경쟁사 대비) 제안하고자 하는 핵심(필살기나, 강점) 이 2개는 무조건 질문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1) 레퍼런스 질문은 어떻게 보면 '성공 경험' 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에도 '이런 것을 가지고 과거에 여러 차례 성공했다면 다음에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귀납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는 강점에 대한 내용은 매력포인트이고, 차별점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며 이 부분이 적용이 성공적일 때 기업이 얻을 수 있는 낙수효과나 기대효과 등에 대해서도 인지시켜주었습니다. 이 2개의 제안발표 질문은 어떻게 보면 '면접'과 상당히 구조가 닮아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6/14 발표 후 결과

- 결과는 수주에 성공하였고, 발표는 끝나고 당일에 결과가 바로 나왔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축하를 받았습니다. 이 자릴 빌어, 조언을 해주시고 피드백해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일 고마웠던 분들은 같이 24/7 제안서를 작성했던 인원들에게 특히 감사합니다.


대충 축하를 받았다는 내용들


- 또한 고객사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발표가 인상 깊었다고 하니 책임감이 더욱 크게 생겨서 실망시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주부터 찬찬히 준비할 예정)

기간은 짧았는데 투자한 시간이 많았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후기

-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도 리프레쉬를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솔직히 몸 회복이 아직도 안되었습니다. 체력 저하 이슈로 주사도 맞고 보름 정도 강제 금주를 위해 20년 동안 제 몸을 익히 알고 계신 의사 선생님에게 한약을 지으러 갔습니다. 역시 건강이 최고


영양 주입 - 몸보신 장어코스 - 한의원가서 고급 약 짓기 코스


- 협업이나 사람들에 대한 관점으로 후기를 서술해 보자면,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여러 행정적인 요소들이 개입된다는 것을 또 알았습니다. 회사에 있었을 때에는 경영지원팀이나 다른 주변인들이 도와주고 처리를 했었지만 퇴사하고 혼자 이것저것 해내야 할 요소들이 꽤 많다는 것을 느꼈고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들기에 집중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몰입하기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기서 배운 2가지 포인트는

회사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누리다 이를 잃거나 포기했을 때의 삶을 살아보니 작은 것에 대해 감사함을 가지게 되었다.

절대 '일'이라는 것은 혼자 못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두어야 하며 집단 지성은 위대하다.


- 금전적인 관점으로는 후기를 서술해 보자면, 10억을 벌려면 적어도 5억 잃을 정도의 고통을 받을 그릇이 준비가 되어야 하며, 100억을 벌려면 적어도 50억을 잃을 정도의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직장인보다 더 많이 벌고 싶어 퇴사를 했고, 거기에 맞게 도전하다 보니 차원이 다른 압박감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번 부분도 확실히 이번 여정에서 느낀 2가지 포인트(그 이유는 하나하나 다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는 

나의 그릇에 대한 의심과 확신에 대해 확인하였고, 그 크기가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커졌다.

세상에 절대 공짜 점심이나 저녁은 없다. 남의 지갑을 여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연말즈음 브런치에 2023년 월별 회고를 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최대한 매월 의미 있는 일들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번에 쓴 프로젝트 수주까지의 여정에 대한 글과 수행한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회고 글들을 비교했을 때 모두 만족스러웠으면 바람이 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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