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행복 베틀’이 펼쳐지는 비교 전쟁터입니다. SNS에 올라간 삶은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이스북 친구가 값비싼 음식 사진이나 멋진 여행지 사진을 올렸다고 그가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덕분에 우울증이 옵니다.
SNS에서 오는 우울증도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타인이 올린 콘텐츠 등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우울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이 올린 콘텐츠에 기대만큼 반응이 오지 않을 때 우울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이런 우울감이 전적으로 SNS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 등과 맞물리면서 부정적인 정서가 더 진하게 발현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진 트웽 미 샌디에이고 주립대 심리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학술지 ‘청소년 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2012~2018년 사이 조사대상 37개국 중 36개국 청소년들의 외로움과 우울감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15~16세 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우울감과 정신 건강을 조사한 2000년과 2003년, 2012년, 2015년, 2018년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000년과 2018년 사이 청소년들이 느끼는 외로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2년 이전에는 외로움과 우울감의 변화가 미미했지만, 2012년과 2018년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은 청소년들이 더 큰 외로움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청소년 외로움 증가의 원인을 스마트폰·인터넷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외로움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인 2012년은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국가의 10대 중 절반가량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을 시기였습니다.
하루에 5시간 이상 스마트폰 활동을 하는 학생이 1시간 정도 하는 학생보다 2배 이상 불행하다고 느꼈습니다. 이것은 비단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좀 더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폰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하루 1시간 정도 활동하는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한 시간을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단초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이유도 행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기에 집착하다 보니, 또 행복하지 않습니다. 악순환입니다. 중독이 넘치는 사회에 행복이 없다는 현실, 정말 아프게 기억해야겠습니다.
김대진(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청소년 스마트폰 디톡스> https://c11.kr/ewrj
전세계 청소년 외로움 커졌다…미 연구진 "스마트폰 이용과 관련" - 경향신문 (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