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이 보라색으로 물든다.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방탄소년단(BTS)의 상징색이다. 탄핵 정국의 함성이 채 가시지 않은 광장에, 이번엔 다른 종류의 군중이 몰려온다.
이 공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거슬러 올라가면 올해 1월 19일 연합뉴스TV 단독 보도다. 하이브가 BTS 컴백 무대로 광화문광장을 최우선 순위로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하이브는 이미 작년 8월부터 서울시·경찰·국가유산청 등에 비밀리에 사용 승낙 문의를 해왔다. 국가유산청 홈페이지에 사용 허가 신청서가 올라오면서 언론에 터진 것이다.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경복궁·광화문·숭례문 사용을 조건부 가결했고, 서울시는 1월 22일 광화문광장 자문단 회의에서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 서울시가 특정 가수 혹은 그룹에 단독으로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규모는 압도적이다. 티켓 관람객 2만 2천 명, 경찰 추산 최대 26만 명 이상의 인파가 예상된다. 서울시가 별도로 안전점검회의를 열고, 행안부 장관까지 나서 인파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경복궁은 휴궁하기로 결정됐다. 2002년 월드컵 4강 때 광화문에 55만 명이 몰렸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우려도 있다. 라마단은 3월 20일 끝난다. 공연은 바로 그 다음 날인 21일이다.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린 광장에 수십만 명이 모인다.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지우기 어렵다. 과민반응이길 바라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마음에 걸린다.
공연을 앞두고 단순한 호기심에 찾아봤다. 이 규모의 행사를 누가 기획했는가. 국가인가, 지자체인가, 민간인가. 답은 민간이었다. 하이브가 먼저 구상하고, 서울시와 정부가 뒷받침했다.
BTS의 귀환은 반갑다. 왕의 컴백이라 불러도 좋다. 광장은 원래 모두의 것이다. 민간의 기획력과 공공의 지원이 만나 만들어낸 이 거대한 실험이, 부디 탈 없이 끝나길 바란다.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