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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위아 HOW WE ARE Jul 27. 2020

쯔쉬안의 케이스

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


때는 양해중 씨가 구정 연휴를 기다리며 한여름에 결제했던 대만행 항공권과 숙소 예약을 취소한 2020년 겨울이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에서 성평등한 명절을 위해 시민의 의견을 모아 제작한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2020년 설 특집 편’을 발표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약 41만 명을 돌파한 이때, 서울의 어느 오피스텔에서 일어난 이 일을 양해중 씨의 사촌동생인 양민지 씨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머리카락은 주울수록 많이 보였다. 테이프 클리너로 보이는 곳만 빠르게 훑고 창문을 열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있는 옆 건물의 외벽 타일만 보이는 작은 창으로 한기가 들었다. 민지는 이불을 터는 둥 마는 둥 엉망으로 개버린 뒤 창문을 닫고, 널려있는 옷가지들을 개어진 이불 아래로 숨겼다. 치운다고 치웠지만 손님을 부르기엔 무리인 크기의 방이었다. 이제 와 취소할 수도 없을 만큼 쯔쉬안과의 약속 시간이 임박했을 때 전화가 울렸다. 엄마였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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