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9일
[무질서 속의 질서]
자그마한 롬복 공항에는 택시를 태워주겠다는 아저씨들로 바글바글하다. 미리 연락해둔 Uncle Bah 아저씨와 반갑게 인사하니 또 호기심 어린 눈동자 속에 둘러싸였다.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어른들, 아이들, 택시 아저씨들, 아줌마들 모두 쳐다본다. 우리의 언클은 영어는 잘 못하지만 전체 일정 중 우리의 발이 되어주셨는데, 굉장히 착하신 것과 달리 엄청난 드라이버시다. 우리를 태워준 언클, 하이빔과 깜빡이 만으로 모든 길을 뚫고 지나간다. 우리가 숙소까지 오는데 신호가 단 한 번 밖에 걸리지 않았다.
- 왜냐하면 신호등이 한 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롬복은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다. 그래도 이 작은 섬에 백만 명이 산다. 그러나 신호등이 없다. 사거리도, 로터리도, 일반 도로도 신호등이 없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헬멧 없는 오토바이, 일 차선 도로 추월 운전하는 택시, 승용차, 중앙선 위의 맨 발의 사람들이 도로를 지나가는데 경적 소리 한 번 울리지 않는다.
- 더불어 닭, 멍멍이, 병아리, 원숭이도 가끔 지난다.
롬복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 벌써 돌아갈 날이 아쉽다. 여행의 시작은 항상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순식간에 떠나기 3일 전 날이 다가오는 것을 알기에.
+ 롬복 공항에서 승기기 가는 방법
롬복 구석구석을 여행한 결과, 승기기(Senggigi) 지구는 한국인과 일반 외국인 여행자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남부 쿠타(Kuta) 지구는 외국인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는 휴양지이다. 자그마한 롬복 공항에서 나오면, 우리를 환영하는 택시 아저씨들 무리에 두 번 뚫고 가야 한다. 첫째, 짐 찾고 나오는 출구에서. 둘째, 롬복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공항을 둘러싸고 있는 아저씨들, 아줌마들, 어린이들. 정신없이 말을 걸며 몰아치는 사람들 사이로 공항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미터기가 달린 블루버드(BlueBird) 택시를 이용하기. 자동차 위에 파랑새 모양이 있는 택시인데, 미터기를 돌려도 흥정을 해도 200,000~300,000 루피아 사이의 금액을 지출한다면 적절하다. 비록 우리는 나중에 방살 항구에서 롬복 공항으로 갈 때 바가지를 엄청 써서 400,000 루피아를 지불했지만.
둘째, 보통 약간 고급진 빌라에서 머문다면 공항 픽업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기사 아저씨가 우리 이름을 들고 마중 나와 있으니 얼마나 든든한가. 우리는 250,000 루피아에 빌라 매니저가 3,000km 밖에 안 달린 7인승 도요타로 픽업 서비스를 도와주었다.
셋째, 버스 이용하기. 네이버 블로그에 버스 타는 방법이 매우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할 것.
롬복은 매연 뿜 뿜 노후 경유차와, 노후 오토바이가 엄청 많다. 300,000km는 기본으로 달린 자동차를 타고 앞에 검은 연기 뿜어내는 커다란 트럭 뒤를 추월하지도 못하고 쫓아가고 있으면 아주 그냥 이게 천혜의 자연을 가진 롬복에 온 게 맞나 싶다. 롬복의 매연 이야기는 추후에 계속-
여행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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