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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용 Oct 01. 2023

해마저 생기를 내려놓을 때

고고히 빛 한 채가 드러난다     


세기가 짙고 만물이 잠이 들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세상을 비춘다   

  

변한적 없는 익숙한 모습인데도

마음에 맞이한 허전함 때문인지

생전 처음으로 밝은 모습이 가엾다     


곁을 비워버린 오랜 벗도

너와 같이 티 없이 밝았는데

눈길을 거두는 것조차 망설였는데     


애야, 잠시 머무르다 가렴

온전히 비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애쓰며 이루느라 외면했던 이면까지

받은 따뜻함으로 채워줄 테니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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