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저 생기를 내려놓을 때
고고히 빛 한 채가 드러난다
세기가 짙고 만물이 잠이 들어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세상을 비춘다
변한적 없는 익숙한 모습인데도
마음에 맞이한 허전함 때문인지
생전 처음으로 밝은 모습이 가엾다
곁을 비워버린 오랜 벗도
너와 같이 티 없이 밝았는데
눈길을 거두는 것조차 망설였는데
애야, 잠시 머무르다 가렴
온전히 비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애쓰며 이루느라 외면했던 이면까지
받은 따뜻함으로 채워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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