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미학

by 박호

찰나의 미학

박 호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

공연히 분주한 마음은

떨어지는 낙엽에도 수줍게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깜박이는 눈꺼풀에 맺혔다간

가녀린 물길 타고 추락하는 순간


가슴속 깊이 숨겨져 있던

생명의 기운은 롤러코스트를 타고


사각의 링에 갇혀서

날지 못하는 노린재 한 쌍

바쁘게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구둣발 사이

상처투성이 길바닥 위로

추락하는 낙엽 위에서


꿈틀대는 욕망의 용틀임은

낯선 불안 뜨거운 가슴으로

아직은 떠날 수 없는

오늘 이 순간 하늘이 무너져도

멈출 수 없는 숙명의 유희


절정으로 치닫는 이 찰나

알파와 오메가는 하늘의 뜻이다.


2013 <문학예술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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