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휴일은
박호
유희는 마음의 덫이다
작달비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 오는 휴일 더구나
바람 불고 천둥마저 치면
금상첨화지만 상관없다
변방에서부터 깃발을 꽂아야지
인생도 반집 차이다
반집 앞서거나 뒤지거나
산다는 건 어차피
빈삼각에서
또 다른 빈삼각을 뒤집어엎는 일
퇴로가 없는 막다른 길목에서
치고받는 기석 같은 운명
승패가 불확실한 땅 따먹기에
목숨 걸고 때로는
만방으로 거덜 내는 일도 있지
비 내리는 휴일은 마음에 공치는 날
하늘과 땅이 모두 내 것인 듯.
2019 <문학예술>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