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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Feb 03. 2024

각자도생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세계를 상상하다

책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조기현·홍종원 저


작년 초까지만 해도 '돌봄' 이라는 개념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왜 돌봄을 이야기하는지, 무엇이 돌봄인지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아픈 사람들을 위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움직임인가 생각하곤 했더랬다.


그러던 차에 몇 권의 책을 읽은 후 '돌봄' 이라는 언어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연대를 구체화한 거란 걸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을 얻고 나니, 나 또한 돌봄의 주체이자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 세상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다시금 인지하게 되었다.


책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는 나처럼 흐릿한 '돌봄' 개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삶 속 다양한 돌봄의 형태, 돌봄의 필요성, 돌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돌봄은 과연 운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인가? 늙고 아프고 병든 인간은 당연한 듯 형벌과도 같은 사회에서 유리된 삶을 살아야 하는가? 미디어가 사회 내 돌봄 주체를 재현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러한 질문에 책 속 다양한 의견들은 목소리 모아 NO 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우리의 상상력을 가두는 '정상' 신체, '정상' 가족, '정상' 제도, '정상' 국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극진한 비효율성" 을 꿈꾸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상. 그 이상이 만들어낸 따스함과 희망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리라 믿기에, 그 길을 함께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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