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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Mar 04. 2024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열망

책 <유토피아니즘>, 라이먼 타워 사전트 저


라이먼 타워 사전트의 <유토피아니즘> 은 비/서구 사회의 '유토피아' 개념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유토피아가 하나의 사상으로서 어떻게 인류사에 영향을 끼쳐왔는가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통찰과 더불어 그 기원을 분석하고, 진화 양상을 살피며,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의 역사적 분기점에서 유토피아니즘이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은 서구 사회 지적 전통에서의 유토피아니즘을 플라톤으로까지 거슬러 추적한다. 더불어 "신의 도시" 를 만들고자 했던 중세인들의 열망과 더불어 원하는 이상이 실현되지 않을 시 발생할 수 있는 묵시록적apocalyptic 비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간다.

저자는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인본주의적 사상가들의 등장과 함께 다시금 대두된 유토피아니즘을 조명한다. 잘 알려진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통해 당대 사회가 이상적으로 여겼던 사회 운용 원리와 비전을 살펴본다. 더불어 "사회계약설", "영구평화론" 과 같은 수많은 사상가들이 주창했던 이론과 사상들은 사실 각자의 유토피아니즘을 실현하기 위함임을 짚는다.

이러한 유토피아니즘은 문학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도 주제 및 모티프로 활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작가는 당대 사상가 및 예술가들이 유토피아 도래만을 꿈꾸는 것이 아닌 유토피아 도래 이후 펼쳐질 수많은 사회적 문제 및 딜레마들, 더 나아가 디스토피아 세계가 펼쳐질 수 있음을 자각했다는 걸 짚는다. 예컨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판타지 소설 "타임머신" 은 당대 허버트가 원하던 미래 세계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에 더해 자신이 꿈꾸던 유토피아에서는 어떤 윤리적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을지를 고뇌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유토피아를 꿈꿔왔지만 80억 인구가 있다면 80억 개의 유토피아가 존재한다. 누군가 자신의 유토피아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부터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변질되고야 만다. 작품은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유토피아니즘과 그 속에 내포된 정치적 이데올로기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혁의 길로 이끌었는지를 짚고, 독재 이데올로기의 가능성 또한 잊지 않는다.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열망은 인간을 꿈꾸고 행동하게 만든다. 그러나 너와 나의 유토피아가 다를 수 있음을, 그 속에서 끊임없이 타협점을 모색하는 것이 삶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교유서가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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