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화목 Feb 11. 2019

어릴 적 꿈은 시골 빵집 사장이었다.

내 어릴 적 꿈은 시골에 빵집 사장이 되는 일이었다.


지금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나는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더 이상은 순수한 꿈을 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홉 살이나 열 살 때였을 것이다.  어머니와 교회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우연히 빵집을 지나게 되었는데 빵 굽는 냄새가 얼마나 좋은  지 순간 어머니와 나는 서로를 얼굴을 쳐다보고 말았다. "빵 살까?" "네..."어머니와 나는 빵집으로 들어섰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빵집 사장이 되리라고 꿈을 꾼 것이. 그날 어머니는 몇 가지의 빵을 사주셨는데 그중엔 롤케이크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상에 빵들이 올아오자 셋째 형이 왜 빵을 사달라고 했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때 어머니는 내가 먹고 싶어서 산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롤케이크를 좋아하셨다. 그래서 어머니의 친구들도 집에 올 때면 롤케이크를 사 오시곤 했다.
나는 빨리 어른이 되어서 어머니가 먹고 싶은 빵들을 매일 매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 먼 곳으로 가버렸지만 어머니를 기리는 그날 그 상위에 언제나 롤케이크가 있다.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시골 빵집 사장이 되지 못했다. 아니, 되지 않았다. 나는 시골의 빵집 사장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빵을 만드는 레시피 책을 몇 시간이고 뒤척이며 군침을 흘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는 스무 살이 되면 당연하게 나는 시골의 빵집 사장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어떤 아이가 자신의 꿈이 '시골의 빵집 사장'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 고민해본다. 어차피 어른이 되면 그저 꿈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줘야 할까. 아니면 그 꿈을 응원해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어야 할까. 꿈을 꾼다는 것은 어쩌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아침이면 이슬이 말라버리듯 꿈은 사라진다. 그래서 꿈을 이룬다는 것에 우리는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원히 마르지 않을 이슬이 된다는 것이기에.


"우리는 모두 현실주의자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품자. _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꿈이 변한다는 것은 순수함을 벗어나는 일, 꿈이 변한다는 것은 계산적인 사람이 되는 일, 꿈이 변한다는 것은 경험자가 되는 일, 꿈이 변한다는 것은 더 성장한다는 일.


더 많은 꿈을 꾸기 위해 깊은 잠에 빠져들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 생기기 전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