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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qsz Jul 24. 2024

WSL2를 만났습니다.

WSL2 좌충우돌 탐방기 (0)

저에게는 자주 사용하는 컴퓨터가 무려 3대나 있습니다. 하나는 군생활을 마치며 모아둔 돈으로 장만한 윈도우 데스크톱, 또 다른 하나는 회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맥북 프로, 마지막은 개인적으로 카페나 집에서 회사 업무를 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공부하거나 할 때 사용하는 맥북 에어입니다.


시간을 조금 거꾸로 돌아가서 전 직장을 다닐 때에는 회사에서도 데스크톱을 사용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두대의 데스크톱을 사용하였는데 인사 시스템이나 회사 메신저나 메일등을 사용하기 위한 윈도우 데스크톱과 개발을 하기 위해 우분투 데스크톱이었습니다. 그때는 집에 있는 윈도우 데스크톱에 GRUB을 설치해 우분투 듀얼 부트 환경을 구성하여 모르는 부분을 공부하거나 하였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WSL2의 전신인 WSL1을 통해 간접적으로 윈도우에서 리눅스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WSL1 은 리눅스 커널을 직접 탑재한 것이 아니라 서브 시스템을 NT 커널 위에 올려서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분투 데스크톱과는 조금 다른 환경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서 시도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최근에 리눅스 환경을 다시 세팅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GRUB을 이용한 듀얼 부트 환경을 다시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오래된 기술이기에 레퍼런스가 올드한 부분이 있었던 것과 우분투에 할당한 파티션을 통째로 쓰지 못하게 되는 부분 그리고 GRUB 이 말썽일 때 핸드폰으로 어떻게 고쳐야 하나 찾으며 전전긍긍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서 다른 대안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가장 쉬운 대안은 새로운 리눅스 데스크톱을 설치할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생 때 장만한 작은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컴퓨터 장비들과 계좌의 잔고를 보며 이내 생각을 빠르게 바꾸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지나가며 들었던 WSL2 가 떠올랐습니다. 일전에 WSL 과는 다른 Hyper-V 위에 전체 리눅스 커널을 다시 올린 것이기에 어느 정도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해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S 가 직접 제공하는 기능이기에 기본적인 레퍼런스는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는 점도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WSL2를 설치하던 도중 지금은 다 지워버려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몇 개의 기술 블로그들이 떠올랐습니다. 기술 블로그라고 하기에 콘텐츠는 당시에 풀었던 PS 문제 해답 코드나, 구글링 하면서 찾았던 트러블 슈팅을 해결하는 몇 줄의 쉘 커맨드 그리고 어줍지도 않은 글 솜씨로 채워나간 회고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유려한 글들을 보고 나면 제 블로그가 너무나도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그런 글이라도 꾸준히 쓰지 못한 게 가장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그때부터 트러블 슈팅을 꼼꼼히 정리만 해놓았더라도 못해도 백개는 넘는 글이 되었을 것이고 회고글을 작성했더라면 지나온 시간 동안 생각했던 내용들을 더 흘려보내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번 WSL2를 설치하거나 사용하면서 경험한 아주 작은 트러블 슈팅이나 느낌들은 여기에 조금씩이나마 쌓일 때마다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O년차 개발자 이면서 고작 이 정도 글로 기술을 써 내려간다는 것에 누군가는 비웃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OO년차 개발자가 되었을 때도 그래도 뭐라도 써놓았을 걸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기에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이라도 나를 위해 써내려 가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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