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Z세대는 경력 관리와 삶의 균형을 위해 일시적 은퇴를 활용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일시적 휴식’ 또는 ‘잠깐의 은퇴’를 선택하는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단순히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커리어를 재정비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일정 기간 업무에서 물러나는 이른바 **마이크로 은퇴(micro-retirement)**가 그것이다.
마이크로 은퇴는 정년까지 멈추지 않고 일하는 전통적 모델에서 벗어나, 개인의 컨디션과 장기 계획에 맞춰 주기적으로 휴식을 갖는 전략적 선택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약 60%가 이러한 방식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보고됐다(진학사 ‘캐치’ 조사, 2025).
해외에서는 틱톡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은퇴 경험담과 후기들이 활발하게 공유되며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이크로 은퇴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 팀 페리스(Tim Ferriss)의 저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는 ‘나인 투 파이브’와 같은 전통적 근무 시간의 개념을 뒤집고, 개인이 업무와 삶의 균형을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혁신적이지만 다소 낯선 주장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오늘날 Z세대에게는 충분히 공감 가능한 아이디어가 되었다.
팬데믹을 겪으며, 젊은 세대는 안정적 직장이라는 개념보다 유연한 업무 환경과 성과 중심 평가를 더 중시하게 됐다.
원격 근무와 유연한 근로 방식이 확산되면서,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근무’보다는 ‘성과와 자기 성장’을 중심으로 경력을 설계하려는 태도가 강화됐다.
이 과정에서 Z세대는 자신의 업무 시간뿐 아니라, 개인적 성장과 정신적 여유를 동시에 고려한다.
단기 휴식, 경력 점검, 여행이나 자기계발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이크로 은퇴를 선택하며, 정해진 형태나 기간 없이 자신만의 삶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커리어는 더 이상 단순히 한 직장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로 정의되지 않는다.
심리학자 도널드 슈퍼는 커리어를 ‘개인이 생애 전반에 걸쳐 경험하는 직업과 업무의 연속’이라고 정의했고, MIT 경영대학 에드거 샤인은 이를 ‘한 사람이 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과정’으로 확장했다.
Z세대는 저성장과 불확실한 경제, 인공지능 등 기술 변화 속에서 ‘대체 가능성’이라는 압박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이런 환경에서 마이크로 은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목표를 점검하고 전략적으로 커리어를 재설계하는 기회가 된다.
즉, 커리어는 단순히 일을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목표에 맞춰 성장의 방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일이 자신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마이크로 은퇴를 선택하는 Z세대는 다음과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
정신적·신체적 재충전: 번아웃을 예방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자기 주도적 커리어 관리: 조직 내 위치나 직책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성취와 성장을 중심으로 경력을 설계한다.
삶의 우선순위 점검: 일과 개인적 목표를 분리하며, 장기적 삶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휴직이나 퇴사 후 재취업이 어렵거나, 경제적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Z세대는 단순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가치와 커리어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한다.
결국 마이크로 은퇴는 Z세대가 ‘성과보다 과정, 결과보다 방향’을 중시하는 시대적 사고를 반영한다.
지속적 업무 수행만이 커리어를 쌓는 방법이 아닌, 주기적 점검과 자기 설계를 통해 더 나은 성장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새로운 트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