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by 엉뚱이

아버지의 발가락


고된 야근 마치고 저녁 늦게 퇴근하신

아버지의 발가락


하루내 노동의 짠한 냄새 풍기우며

밥상 밑 오밀조밀한 발가락들 사이에서

늘 당당했던 발가락


지난 삼십년간

석회더미, 톱밥과 대팻밥, 뜨거운 아스팔트 사이를 누비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세월은 흘러

모든 발가락들이 떠나고


밥상 밑에는 아름다운 세월의 흔적만 남아

아버지의 발가락은

못내 꼿꼿함을 잃어버렸어도


그 노릿함을 기억하는 발가락들이

또 다시 아버지의 발가락을 닮아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잡스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