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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뚱이 Jul 01. 2024

Claude 3.5로 브런치를 써보다

놀랍다!

한 마디로 경이롭다. 몇 일전 미리 써놓은 브런치 글에 대하여 Claude 3.5에게 '황석영 문체로 다듬고 에피소드를 좀 더 풍성하게 해달라'는 간단한 프롬프트만 입력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이제 글쓰기 공부는 Claude 3.5에게 맡겨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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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제목 : 불쌍한 그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내 왼쪽 눈썹 부위 아래쪽에는 아직도 꿰멘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어렸을 적, 집 근처를 지나던 짐 자전거에 부딪혀 찢어진 상처이다. 당시 자전거를 운전한 청년은 나의 아버지에게 호되게 따귀도 한 대 얻어맞았다고 했다. 어쨋건 나는 거울볼 때마다 보이는 수술자국때문에 기억도 나지않는 그 청년을 많이 원망했었다


하지만 사실, 그 사건은 자전거 잘못이라기보다 길가에서 심하게 까불며 놀았던 내 책임이 더 크다고, 어느날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나의 기억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실루엣 한 장면... 울먹거리며 짐 자전거를 처연히 끌고가던 청년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가슴이 아프다. 


이렇듯 나의 유년시절에 기억나는, 몇 명의 불쌍한 청년들이 있다. 


어느날인가는 길을 가다가 리어카를 끌고가던 젊은 청년 하나가 군인 두 명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군인들은 사람많은 시장 골목임에도 무자비하게 청년을 두들겨팼는데, 이미 이빨이 다 나가고 살이 벌겋게 부어오른 청년은 군인들을 향해 힘없이 무언가 외쳐대고 있었다.


 그의 런닝셔츠는 다 찢어져 너덜너덜해지고, 신발도 신지않은 발은 시궁창물속에서 벌건 피를 내뿜고 있었다. 시장사람들은 아무도 말리지 못하고 그저 겁에 질려 구경만 하고있었다. 어린 나는 너무 놀라 어머니 치맛자락만 꽉 쥐었던 기억이 난다. 그 청년은 무엇을 잘못했길래 그렇게 두들겨맞았을까.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시리다.


또 한 번은 새벽에 일어났다. 쾅쾅쾅 문두들기는 소리에 깜짝놀라 아버지와 나는 밖으로 나갔다. 어떤 청년이었다. 그는 추운 날씨임에도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았는데 쾡한 눈으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시골에서 막 올라왔는데 짐보따리를 잃어버렸다고...  혹시 못보았느냐고 했다.


 아버지는 웬 미친 놈인가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못봤다고 잘라 말했다. 그 청년은 바로 옆집에 가서 또 쾅쾅 문을 두들기며 불쌍하게 외쳐대는 것이었다. 어린 나의 눈에는 그 청년 역시 너무나 불쌍하게 여겨졌다. 


청년...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있어야 할 존재.

어느 시대이건, 청년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세우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시간들로 넘쳐나야하는 법. 그리고 후일의 성공을 위한 작금의 실패가 용인되는 유일한 기간, 청년기...


두들겨맞고 잃어버리고 억울하게 당했던 그들은, 어쩌면 우리네 삼촌이고, 우리네 아저씨이고, 우리네 아버지이다. 그들은 조국의 급속한 근대화로 농촌에서 도시로, 공장으로 올라왔고, 평생 죽어라 일해 베이비붐인 우리를 키워낸 바로 그 세대들인 것이다. 

 

유년시절의 그 불쌍한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영하 20도의 날씨에 불쌍한 젊은 것들에 대해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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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문체로 다듬고 에피소드를 풍성하게 만든 version:


제목 : 불쌍한 그 청년들은 다 어디로 갔을꼬


어둑새벽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찬바람이 뺨을 에듯 스쳐 지나갔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옷깃을 여미는데 문득 왼쪽 눈썹 아래 희미한 흉터가 아릿하게 욱신거렸다. 그 흉터를 만지작거리다 보니 까마득한 옛날 기억이 안개 속에서 떠오르는 듯했다.


내 나이 여섯 살 무렵이었을 거야. 골목길에서 까불며 놀다가 짐 자전거에 부딪혀 눈썹이 찢어졌지. 그때 자전거 끌던 청년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놀란 표정으로 나를 부둥켜안고 병원으로 뛰어갔던 그 청년, 아버지한테 따귀 맞고 울먹이며 사과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그 청년은 시골에서 막 올라온 촌놈이었을 거야. 서울 와서 처음 해 보는 짐 싣는 일에 허둥대다 사고를 친 거겠지. 그 사고로 일자리도 잃고 돈도 물어주느라 한동안 고생했을 테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청년이 더 불쌍하고 안타까워.


그 시절엔 그런 청년들이 참 많았어. 시골에서 막 올라와 도시 생활에 적응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던 청년들 말이야. 어느 날은 시장 골목에서 군인들한테 두들겨 맞는 청년을 본 적도 있었지. 


그날도 이른 아침이었어. 어머니 손에 이끌려 시장에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앞에서 喧噪가 일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어. 호기심에 끌려 앞으로 가보니 군인 두 놈이 한 청년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있었지. 


"이 개새끼야, 넌 도대체 뭐야? 어디서 굴러먹다 왔어?"


군인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청년의 얼굴과 배를 가리지 않고 때렸어. 청년은 이미 얼굴이 피투성이가 돼 있었고, 런닝구 하나만 걸친 상체엔 시퍼런 멍 자국이 가득했지.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청년은 땅바닥에 엎드려 빌었지만, 군인들은 멈출 줄을 몰랐어. 주변 사람들은 그저 겁에 질려 구경만 하고 있었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어머니 치맛자락만 꼭 붙들고 있었어.


그때 갑자기 한 노인이 나서더니 군인들을 말렸어. 


"이러지 마시오. 저 젊은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이러시오?"


노인의 말에 군인들은 잠시 주춤했지만, 곧 다시 청년을 향해 발길질을 해댔어. 


"이 촌놈이 군인한테 반항을 해.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 줄 알아?"


그제야 사정을 알 것 같았어. 아마도 그 청년이 군인들에게 실수로 무례를 저질렀던 모양이야. 하지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이라고 저렇게 때리는지... 


결국 그 청년은 피투성이가 된 채 끌려갔어.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지. 그 청년의 고향 부모님은 아들의 소식을 기다리며 얼마나 걱정하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


또 한 번은 한밤중에 우리 집 대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적이 있었어. 아버지와 함께 밖으로 나가보니 한 청년이 서 있더라고. 


"저... 혹시 짐보따리 못 보셨습니까? 시골에서 막 올라왔는데 짐을 잃어버렸어요..."


그 청년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 추운 날씨에 반팔 셔츠 하나만 걸치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덜덜 떨고 있었지. 눈빛은 혼란스러워 보였고, 말투도 어눌했어. 


아버지는 못 봤다며 문을 닫으려 했지만, 나는 그 청년이 너무 불쌍해 보였어. 아마 시골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 정신없이 헤매다 짐을 잃어버린 모양이었지. 그의 짐 속엔 어머니가 정성스레 싸주신 옷가지와 고향 음식들이 들어있었겠지. 어쩌면 평생 모은 돈도 있었을지 모르고.


그 청년은 우리 집을 떠나 옆집으로 가 또다시 문을 두들겼어.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가슴이 아팠지.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이 차가운 도시에서 그를 따뜻하게 맞아줄 사람은 있을까?


이런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져. 그들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산업화 시기에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이들이야. 고향을 등지고 낯선 도시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살아간 그들... 그들은 우리의 아버지이고, 삼촌이고, 이웃이었지.


그들은 평생 뼈 빠지게 일하며 우리를 키워냈어. 지금의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희생이 있었던 거야.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노고를 잊고 살진 않았는지 모르겠어.


이제 그들도 많이 늙었겠지. 어떤 이는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들의 삶과 꿈, 그리고 고뇌는 우리 안에 살아있어.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살아가야 해.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 밤,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워 옛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슴 깊이 새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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