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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트너 고보경 Jan 21. 2024

1분만 잠: 시[詩]_내가 만약 공감 코끼리라면?

메뚜기라면?

충분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 정도면

충분하다 말하지 마세요


나뭇잎 하나 던져주고


난 그걸로 충분했으니

너도 그럴 거야!

그거면 충분해!


그러지 마세요


당신은 메뚜기

난 코끼리


당신에게

나뭇잎 하나는 밥 한 공기


나에게

나뭇잎 하나는 밥알 하나


그래서 충분치 않은 거라고요


풀 찾아

나뭇잎 찾아


내가 나에게

충분함을 선사하고 싶어서

충분한 배부름을 만끽하고 싶어서


무거운 몸뚱이를

나름 날렵하게 꼼지락거리며

길을 나섭니다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고

기생하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내가 나를

충분히 공감해 주는

충분히 욕심부려도 괜찮다 말해주는

충분히 예민하라고 말해주는


스스로에게 친절한 코끼리

많이 먹는 게 정상인 코끼리

나는 공감 먹는 코끼리


그러나

누군가에겐 나도 메뚜기


당신은 어떤 코끼리

 

어떤 메뚜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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