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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세탁

고통 → 진통

언어유희


단어를 바꾸면, 어감이 달라지고, 그 단어로 인해 생성되는 감정도 달라집니다. 언어는 두뇌 시스템을 운전하는 핸들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말 바꾸기는 쉬운 감정 바꾸기, 감정 재해석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행위에 '문장 세탁'이라는 이름을 붙여 언어유희해 봅니다. 그리고 가끔 세탁기를 돌려 봅니다.


갓 세탁한 옷을 입으면 기분이 상쾌하잖아요. 단어, 문장을 바꿈으로써 마음도 산뜻하게 바뀔 수 있다는 바람을 담아, 특정 감정을 세탁하고 싶을 때, 감정을 바꾸려는 노력 대신 표현을 바꿔봅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고통스럽다' -> '이건 진통이잖아'


가끔은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믿으며, 이런 말 바꾸기를 시도해 보는 거죠.






문장 세탁 : 고통 → 진통


'고통'이 '진통'이길 바란다.


진통이란 단어 뒤엔 종종 '끝'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지금 무언가 몰두하는 게 있다면, 그것에 '끝'이라는 꼬리가 살랑거리고 있다면, 주저 말고 그냥 잡자. 왜냐하면, 보통 '진통 끝에~'라는 문장 뒤엔 또 '~ 탄생'이란 단어가 자주 붙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난 이걸 얻었다.'


어떨 때 보면, 인간은 뇌를 속이는 이 말 한마디를 내뱉으려고, 미련하게 고통을 견디고, 버티고 하는 듯 보인다.


이런 뇌를 속이기 위해 '~고통을 느낀다'는 말 대신, '~진통을 견딘다'는 말로 바꿔 써 본다. 또 그 말을 '~끝을 기다린다'로도 바꿔 본다. 마지막으로 '~탄생을 기다린다'로 표현해 본다.


지금 진통 중에 있다면 그 끝엔 분명 어떤 탄생이 기다릴 것이다.


살면서 느껴지는 고통들이 진통이길 바라며...





공감은 뇌가 펼치는 역할극이다.

- 고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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