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와 다큐야 외,「제품의 탄생」
PM 직무를 이해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대중적인 자기계발서처럼 가볍게 읽히지는 않는다. 마치 전공 수업의 ‘심화 과목’을 처음 펼쳤을 때처럼 낯선 개념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PM의 본질을 다시 보게 되었다.
PM은 단순히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역할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며, 조직과 고객 사이에서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인 것 같다. 기존에 PM 직무에 대해 이해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넓은 책임과 복잡한 역할을 가진 직무라는 점이 새삼 다가왔다.
나는 HR을 하고 있지만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누구나 삶에서 PM이 된다.”
채용을 한다면 외부 지원자와 회사를 연결해 ‘채용’이라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한다.
인사제도를 기획·개편할 때도, 경영진과 직원이라는 두 이해관계자를 조율하며 하나의 제도를 설계하고 론칭하는 PM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런 관점을 갖게 된 데에는 작은 계기가 있다.
1~2년 전, 늘 업무 고민을 나누던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너는 인사 업무를 하지만, 결국 PM이야.”
그 말을 들은 순간 멈칫했다.
이전까지 HR은 ‘성장을 돕기 위한 제도 관리와 실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말 한마디를 통해 내가 하는 일 역시 ‘무언가를 기획하고 관계자를 조율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내가 맡은 업무를 작은 프로덕트처럼 바라보기 시작했다.
PM의 역할은 제품 수명주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HR에서도 도입기는 실험과 탐색의 반복이고, 성장기에는 구조화와 체계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회사의 인사·채용 제도가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 역시 성장기의 PM처럼, 지금의 제도와 프로세스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왜 바꿔야 하는지” 이유를 고민하며 일하려고 한다. 이 책이 내게 다시 되새겨준 “PM처럼 일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Psychological Safety를 '안정감'이라고 해석했지만, 영문 뜻을 정확히 설명하는 심리학 개념은 '안정감(Stability)이 아닌 '안전감(Safety)'이 적합하다.
이 책에서 크게 공감한 또 하나의 주제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많은 조직이 ‘즐거운 일터’를 이야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더 잘 일하기 위함이다. 심리적 안전감이 있어야 시야가 넓어지고 실수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으며,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방어적이 되거나 문제를 숨기게 된다.
인상적이었던 건, 심리적 안전감이 높더라도 책임감이 낮으면 결국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편안함 위에 책임감이 더해져야 비로소 더 나은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조직에서도 가끔 들리는 말이 있다.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왜 제가 그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요?”
물론 역할의 범위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했다.
“PM은 자기 영역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이다.”
이 역할을 잘하기 위해 결국 필요한 것이 책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임감의 정의와 무게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따라서 HR의 역할은 조직 안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는 동시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작은 PM이자 리더다’라는 생각과 태도가 모인다면 조직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을까?
최근 PM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채용도 단순히 외부와 회사를 잇는 다리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과 방향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그걸 깨닫고 보니 HR 역시 하나의 프로덕트로서, 비즈니스를 전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더욱 명확해졌다.
그래서 나는 ‘담당자’에 머무르지 않고, 'HR이라는 프로덕트를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PM처럼 고민하려고 한다.
이 책이 그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평소 주변 동료들과의 대화가 내 시야를 같은 방향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 요즘 나는 바쁘고 밀도 높은 하루를 보내면서도,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 나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이 일을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은가?”
서류 더미에 파묻혀 기계처럼 일하다가도, 이 질문을 통해 다시 내가 PM처럼 일하게 만드는 출발점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