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일의 감각」
나는 어릴 때부터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그래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듣는 것을 좋아한다. 유튜브를 통해 조수용 작가를 처음 알게 됐을 때, "잘한 디자인이 아니라 맞는 디자인"이라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동료의 추천으로 《일의 감각》을 읽게 됐다. 간결하면서도 쉽게 풀어쓴 글이 커피 한 잔과 함께 술술 읽혔다.
입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어떤 점을 기대하시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닌 우리만의 제도와 전략을 만들어달라."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말의 의미가 더욱 선명해졌다.
세상에는 어느 정도 정해진 원칙이 있다. 예를 들어 1on1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실행할지는 우리 몫이다. 월별로 할지, 분기별로 할지, 기록을 남길지, 자율에 맡길지. 정답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해답은 결국 우리 안에 있을 것이다. 채용도, 인사도, 조직문화도 우리만의 스토리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페인 포인트를 찾아,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해결책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인사담당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는 참 묘한 직무이다. 보안 등의 이유로 인사담당자는 가장 구석 자리에 위치하지만, 관심의 안테나는 누구보다 밖을 향해 민감하게 작동한다. 그래서 늘 자리에 없기도 하다.
아침에 인사를 할 때 동료의 표정, 슬랙 메시지에서 나타나는 글의 스타일, 동료들이 머물고 간 자리의 흔적. 이 모든 것에서 정보를 얻는다. 조수용 작가가 말한 "모험가처럼 대상의 주변을 들며 계속 '발견'하려는 태도"처럼, 조직 구성원의 작은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평가나 감시가 아니라, 순수하게 동료들을 이해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관심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인사담당자가 감각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보통 실무자 교육이나 인수인계는 "What, How"가 중심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Why"라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지' 묻고 나름대로의 답을 할 수 있는 것.
간식을 정리할 때도 우리 팀은 앞뒤 로고 배열의 위치, 높낮이까지 맞춘다. 동료들은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수용 작가가 설명했듯이, 이 작은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 안정감을 준다고 믿는다. 공지글을 쓸 때도 문단 기호와 개조식 위계를 완벽하게 맞춘다. (물론 아직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기에 맞추는 것을 '추구한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이런 원칙을 완벽히 준수하지 않아도 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완벽하게 맞췄을 때, 사람들은 더 쉽게, 더 빠르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니어 때는 이런 디테일이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남들보다 작업 속도가 느릴 때도 있다. 하지만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할 때, 이 태도가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능력, 논리적으로 압축된 글을 쓰는 능력. 그것들은 작은 일에 대한 태도와 연습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아동기 발달 단계에 따른 발달 과업이 정해져 있듯이, 이런 태도는 주니어 때 키워야 할 성장 과업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가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맞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듯, 인사담당자도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우리에게 맞는 인사 전략을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좋은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인사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인사 직무는 채용, 노무와 같은 한 파트에서 시작해, HR 전반을 아우르고, 더 나아가 PA(People Analytics)로 전문성을 심화하며, 최종적으로 HRBP(HR Business Partner)로 비즈니스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이 큰 성장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π자형 인재가 되라고 한다. 세상이 내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하니 피곤해 죽을 세상이지만, 한편으로는 한 분야만 파던 것에서 여러 영역을 연결하며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나름의 재미도 있는 것 같다.
요즘 세상은 마치 파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혼란스러운 파도에 몸을 맡기며 이래저래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π자형 인재가 되어 있지 않을까? (물론 파도에 휩쓸려 익사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우리 회사는 서비스에 대한 철학뿐만 아니라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 구성원을 생각하는 마음 등에서 핵심적인 철학이 잘 유지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형식과 제도는 바뀌지만, 그 안에서 회사의 철학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 관련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조수용 작가는 말했다. "어떤 소신은 꾸준히 오래하면 결국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HR도 소신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그것이 곧 동료들이 신뢰하는 iPortfolio만의 인사 철학이 되지 않을까.
《일의 감각》을 읽으며 나 자신을 계속 되돌아보게 됐다.
나는 일의 감각을 잘 키우고 있는 사람인가?
우리에게 맞는 인사를 만들기 위해 충분히 전문성을 키우며, 관찰하고 있는가?
작은 일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완벽한 정답은 없다.
다만 이 책이 내게 다시 일깨워준 한 가지가 있다.
결국 일의 감각이란 "우리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기 위해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