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진 Apr 26. 2023

최초의 국제 표준 HR보고서 가이드 – ISO30414

2020년 첫 소개 후, 3년 뒤, 2023년에는,,,

2020년부터 HR 국제표준 보고서 가이드라인, ISO-30414를 소개한 이후, 매년 꾸준히 월간인재경영을 통해 그 변화 양상을 기고해오고 있다. 

3년 전, 처음 기고했던 1부에서는 ISO의 의미와 ISO-30414의 등장 배경 및 의미를 설명하였다. 2021년에 기고했던 2부에서는 ISO-30414의 개발 배경과 활용 예시를 중점으로 소개하였으며, 2022년에 다뤘던 3부에서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HR 정보공개 의무화를 발표한 배경 및 ISO-30414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였다. 1년이 또 지난 지금 시점에 ISO-30414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글로벌 흐름에 상대적으로 속도(pace)가 늦는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ISO-30414의 활용과 인증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이번 4부에서는 ISO-30414의 활용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그동안 여러 산업에서 ISO-30414를 인증 받은 글로벌 기업들의 선례를 참고삼아 살펴보도록 하겠다.


[기고문 다운로드 링크]

1부 2020년 10월 최초의 국제표준 HR보고서 가이드 - ISO 30414 (1부)

2부 2021년 05월 최초의 국제표준 HR보고서 가이드 - ISO 30414 (2부)

3부 2022년 05월 최초의 국제표준 HR보고서 가이드 - ISO 30414 (3부)

4부 2023년 05월 최초의 국제표준 HR보고서 가이드 - ISO 30414 (4부)


** 필자는 영국의 HCM Metrics 그리고 독일의 4C Group의 파트너로 ISO-30414 도입, 보급, 인증, 교육, 컨설팅을 돕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hrjaejinlee@gmail.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ISO-30414를 왜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2021년, 우리나라 금융위원회 발표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지속가능한 보고서를 ‘반드시(mandatorily)’ 공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2030년부터는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국내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ESG 관련 보고서를 필수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국내에 코스피 상장사는 약 820개 기업이며, 이 중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은 169개 기업이다. 이들 중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별도로 신설/개편하여 대응하는 기업은 93개 기업(약 55%) 불과하다.


ESG 관련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상황속에서 지금까지 기업들이 가장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E (환경, environment)이었다. 환경 영역은 투자하는 만큼 변화하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직접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관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한다거나 ISO-14001(환경경영), ISO-50001(에너지경영)과 같은 국제표준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환경 지표를 명시화하고, 그에 따른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력을 부각할 수 있다. 반면, S (사회, Social) 영역은 이와 같지 않다. ESG의 Social 영역은 사회공헌 및 직원과 관련된 사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Social – 업무환경,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 직원들의 이익, 다양성과 포용, 인권 등). 그렇다보니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공시할 수 있을지 뿐만 아니라 이런 잣대를 측정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특히 Social 항목들 대부분은 기존 HR 영역과 많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러한 항목을 어떻게 측정하고 관련 정보를 어디까지 어떻게 공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잣대가 명확하지 않다.


[그림1] UN에서 발표한 ESG에서 Social 사회적 항목에 해당하는 내용들 – HR과 연관된 항목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의 사회적 압박을 받는 영미권 국가들에서 S(social) 항목의 공시에 대처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 ISO-30414, 국제표준 HR 보고서 가이드라인이다. 미국은 이미 2020년에 나스닥 상장사에 대하여 (1) Attraction(인력유치), (2) Development(인력개발), (3) Retention(인력유지)에 관한 공시 의무를 발표했으며, 영국 역시 2025년까지 모든 기업들에 대한 ESG 정보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 하는 것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내 국가들에서는 2021년부터 ESG 공시 의무를 금융 산업을 필두로 점차 확장해가고 있다. 지난 3~4년간 Social, 특히 HR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시해야 하는 변화 상황에서 영미권 국가들의 주요 기관 및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ISO-30414이다. 이런 글로벌 흐름이 몇 년 간의 시차를 두고 슬슬 한국에 상륙하는 모양새다. 앞서 언급했듯 2025년 ESG 발간 보고서의 의무화를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슬슬 Social 항목에 대처하기 위해 ISO-30414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인증 및 도입을 위해 움직이려 하는 듯 보인다.




ISO-30414를 인증받은 기관/기업들


2018년 말에 ISO-30414가 등장한 이후, ESG의 Social 항목과 연관된 HR 관련 정보 공시 의무라는 사회적 배경 흐름이 맞아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ISO-30414 인증과 활용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표2 참조). 2019년에 최초로 독일의 자산관리 운용회사인 DWS를 시작으로 도이체방크, 알리안츠에서 ISO 30414 인증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한 HR관련 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이러한 다국적 기업에서는 ISO-30414 인증 이전에도 이해관계자, 특히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공개 의무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관련 보고서를 매년 공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ISO-30414 인증을 받음으로써 HR 관련 보고사항을 표준화하고, 해당 내용이 국제 표준에 걸맞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더욱 공신력을 갖도록 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과 일본으로 건너가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표준(standard)에 대한 활용과 유익에 관심이 많은 일본의 경우,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가장 발 빠르게 인증 및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화학 회사인 Mitsui Chemicals와 같은 경우에는 별도로 ISO-30414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해당 보고서를 활용하여 HR 관련 정보를 공시 자료에 담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표2] ISO-30414 인증을 받았거나 관련 내용을 활용하여 HR리포팅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




어떻게 ISO-30414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 (인증절차)


ISO-30414 인증 감사(auditing)을 하는 기관으로는 미국의 HCMI, 영국의 HCM Metrics, 독일의 4C Group등 여러 곳이 있다. 필자는 HCM Metrics 및 4C Group과 파트너로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이 중 4C Group에서 진행하는 절차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4C Group은 세계 최초로 ISO-30414 인증을 받은 독일의 도이체방크 계열 자산관리 운용사인 DWS와 도이체방크에 대한 인증 프로세스를 진행한 기관이다. 인증절차 프로세스는 [그림2]에서 볼 수 있다시피 복잡하지는 않다. ISO-30414 보고서의 항목에 맞추어 해당 기업/조직에서 HR 관련 지표(metrics/index)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심사 받는다. ISO-30414에 따른 HR 정보 공개는 내부 및 외부용이 구분되어 있으며, 기업의 크기/규모에 따라 공개 여부의 범위가 다르다. 이에 맞추어 심사관이 해당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HR 관련 지표를 심사하고 갭분석을 통한 1차 리포트를 발간한다. 기업은 내/외부 컨설팅을 통해 부족한 항목에 대한 보완절차를 진행하고 향후 재차 인증기관으로 부터 심사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심사에 통과하면 ISO-30414 인증을 받게되고 일정기간 반복적으로 간소한 심사 과정을 통해 인증 자격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림2] ISO 30414 인증을 받기 위한 프로세스 (*출처: 4C Group)


심사 과정에서 해당 기업이 HR 보고를 위한 표준화 작업에 필수적인 요인으로 어떤 지표들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확인 받는데, 그 중 외부 보고를 위한 필수적인 지표들은 [그림3]에 나와있는 항목들이다. 물론 HR관련 raw-data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HR 정보가 민감하다보니 ISO-30414는 내부용 보고를 위한 지표와 외부 보고를 위한 지표를 별도로 구분하여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거론되는 다양성(Diversity) 관련 지표의 경우, 외부 공시용이든, 내부 보고용이든,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지표로서, 1)나이, 2)성별, 3)장애, 4)기타지표, 5)경영진의 다양성 지표를 언급한다. 반면,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의 경우, 외부 공시를 의무화하는 지표는 없고, 내부 보고용 필수 지표로서, Engagement(몰입도)와 Retention rate(직원유지율)을 필수적으로 담을 것을 요구한다.  


[그림3] ISO 30414 외부 자료 공유를 위한 KPI 예시 (*출처: 4C Group)




ISO-30414가 가지는 HR 애널리틱스 관점에서의 유익


ISO-30414의 활용 유익은 명확하다. 외부적으로는 ESG에 대한 기업들의 정치적/사회적 공시 압박에 대하여 S(social,사회적) 항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재무정보 외에 인적 자본 정보가 기업의 자산 가치로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ISO-30414 인증을 받은 인적 자본 관련 정보는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해당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를 전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자료를 통해 타 기업들의 정보와 비교해 볼 수 있는 벤치마킹의 데이터 자료가 된다. 또한 ISO-30414 인증을 받는 경우, 다른 국제표준 인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외부에 대하여 기업의 마케팅/브랜딩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해당 기업에서 ‘인적자본 혹은 직원 관련 정보를 면밀히 검토 및 관리하고 있다’는 식의 설명보다, ‘HR 보고 관련 국제표준 가이드라인인 ISO-30414인증을 받았다’는 방식의 표현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훨씬 직관적으로 다가오고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HR 애널리틱스 - HR/직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업 내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꾀하는 영역을 연구하는 필자로서는, ISO-30414가 기업 내에 산재되어 있는 HR 데이터를 통합하고 정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점이 된다는 생각이다. 많은 경우 HR tech solution을 활용하거나 on-premise 방식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과정을 구축하려 하는데, ISO-30414는 이 과정에서 HR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향후 분석을 위한 데이터 형식을 세밀화하는 데에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 특히 기업의 규모가 커서 계열사별로 HR 관련 지표가 서로 다른 의미와 명칭으로 쓰이고 있거나, 혹은 기업이 아직 작아서 HR 관련 지표가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ISO-30414는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은 향후 기업에서 HR 데이터 분석을 다각도로 시도할 때,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리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시작되고 있는 ISO-30414의 활용


지난 몇 년 간, 국내에서 ISO-30414에 관심있는 분들과 소통해오면서, 이미 몇몇 곳에서는 ISO-30414 인증을 위한 단계에 착수하려 하고 있음을, 혹은 이미 관련 보고서를 확보하여 내부적으로 학습하고 기업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전해 듣게 된다. ISO-30414의 인증을 받아 그것을 대외적으로 활용하는 유익도 있지만, 앞서 일본의 화학기업인 Mitsui Chemicals의 사례처럼, 굳이 인증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ISO-30414 보고서를 통해 HR 관련 정보를 내부적으로 정비하는 데에 쓸 수도 있다. ISO-30414 보고서 자료는 ISO홈페이지에서 검색하여 (일부의 비용을 지불하고) 누구든지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SO 30414 보고서 (링크클릭)

물론 인증에 따른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러한 가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업에서는 인증 절차를 구체적으로 밟는 것도 의미 있는 투자라고 본다. 정치적/법적 배경으로 기업들이 해당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인증 받아야 했던 식품안전분야(ISO-22000), 품질경영(ISO-9001), 환경 및 안전(ISO-14001, ISO-45001)처럼 HR 분야에서의 필수 인증이 도래할 때가 머지 않아 보인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직원)/HR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곧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할 것을 요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KEI, 한국환경연구원 (2021). ESG 관련 국내외 동향 및 환경정책에 미치는 영향

- Enterprise Engagement Alliance (2023). ISO 30414 Certification

- 4C Group (2023). 4C GROUP AG | E-booklet ISO 30414: Our certification services


*위 내용은 국내 HR매거진 '월간인재경영' 2023년 5월호에 기고한 글의 일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복제, 재배포가 불가하니 참고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HR Tech, 우리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