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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전히 출근 중이다.

by 까칠한 여자




아직 난 여전히 출근 중이다. 막상 마음먹은 대로 바로 실천은 되지 않더라. ‘내 마음이 여기가지 인가 보오’ 저 글을 적을 시점에는 당장이라도 그래야지 했는데 여전히 난 출근 중이니 말이다. 저글을 적을 당시 아무 말도 들리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던 것 같다. 아는 동생이 그러더라. 이직을 해 본 경험자로서 너무 감정적으로 그 순간을 선택하지 말라고 말이다. 나름대로 충분히 생각한다고 했지만 감정적인 생각이 더 지배한 건 사실이니깐.


저 글을 적고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2명의 선배와 상담을 하였다. 한 선배는 이직할 기관을 준비한 상태에서 두 번의 이직을 한 상황이었다. 이 선배는 사회복지계의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이직할 기관을 정해놓고 퇴사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였다. 대다수 기관이 내부 승진으로 중간관리자들을 선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부 인력이 중간관리자로 새롭게 선임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관리자로서 이직은 쉽지 않은 현실을 이야기하며,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하였다. 한 선배는 나처럼 한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연구를 하는 파트기 때문에 나와는 조금은 다른 현장이라 할 수 있다. 그 선배도 이직을 고민하고 있지만 지금은 자신이 가진 인프라가 부족하여 더 시간을 가지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두 선배는 성급한 퇴사보다는 이직을 준비하고 퇴사하기를 조언하였다. 선배들과의 상담으로 현실이라는 고민을 배제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선배들 말처럼 이직할 기관을 정해놓고 퇴사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 수도 있지만 난 성향상 끝을 맺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맞다 생각하기 때문에 왠지 저런 이상적인 모습은 되지 않을 것 같다. 퇴사를 마음먹는데 큰 작용을 한 부분에 있어 생각지 못한 기관 내 변수가 생길 예정이라는 사실에 고민이 된 것도 사실이다. 가장 나를 힘들게 한 요소가 사라진다면 또 상황은 충분히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어떠한 결정함에 있어서 내가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퇴사에 대한 고민을 나눈 사람은 최측근 지인 몇 명뿐이다. 물론 다 나의 선택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주고 있지만 퇴사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장을 잘 아는 선배들과 현장을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과 말이다. 물론 그들의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 모든 결정은 나의 몫인 걸 안다. 그래서 그 고민은 아직 진행 중이며, 출근도 여전히 하고 있다.

누가 그러더라. 지금껏 수많은 고비들과 함께 그 세월도 견뎌냈는데 한 두 달 더 뒤에 결정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고.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말이다.


나 : 올해 안엔 결정이 나겠지?

나 : 응. 올해 안엔 고민이 끝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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