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19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나들이를 진행해보았어요. 오랜만에 진행하는 나들이라 그런지 참여하겠다는 어르신이 많아서 이틀에 나누어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45인승 버스 2대씩, 이틀에 걸쳐 진행했으니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 나들이 행사였네요.
보통 45인승 한 대로 진행하는데 두 대씩 이틀에 나누어 진행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 신경 쓸 일이 하나둘이 아니더라고요. 특히나 코로나 완화로 나들이객들이 많은 시즌이라 버스를 예약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어요. 한 달 버스 예약이 완료되었을 정도로 가을을 맞이하여 모두가 나들이를 떠나는 것만 같았어요. 우여곡절 속에 어렵게 버스를 섭외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처럼 버스 섭외가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버스를 섭외한 후에는 바로 식당 섭외에 돌입했어요. 나들이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특히 어르신들과 나들이를 갈 때 가장 만족스러워야 하는 건 식사라는 거. 다년간 경험 결과 '식사'에 따라 하루 활동의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메뉴가 아주아주 중요해요. 호불호가 없고, 무조건 푸짐하게 나오는 메뉴로 선택을 해야 해요. 한 그릇 음식보다는 반찬수가 많고, 종류가 다양하면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엔 특히나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을 섭외하는 것이 관건이었는데요. 많은 반찬이 나오는 한정식으로 메뉴 선정하고, 주차장에서 많이 걷지 않은 곳으로 섭외 성공. 이제 큰 건들은 다 해결됐어요.
인원이 많고, 다들 고령이라 동선을 더 많이 확인하고, 여유롭게 일정을 계획해야 했어요. 진행 상황을 체크해가며, 간식 주문, 보험가입, 명찰제작, 차량 배분, 비상약품 준비 등 하나씩 처리해 나갔는데요 인원이 많다 보니 간식을 포장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고요.
두둥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드디어 나들이 날이 되었어요. 하지만 출발 전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하네요. 갑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지 못한다고 말이에요. 나들이 간다고 좋아하셨는데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싶어요. 그러고 보니 어르신들과 나들이를 갈 때 100% 참석률을 달성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이번 일정 중 가장 인솔이 어려웠던 곳은 음식점이었는데요.
인원이 많아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차가 있어 식사를 마치는 시간이 달랐어요. 가장 먼저 받은 팀은 식사를 벌써 다하고, 나갈 채비를 하는데 아직 음식을 반도 못 먹은 팀도 있었거든요. 성격 급한 어르신들은 본인 밥 다 먹었다고, 계속 나가겠다고 해서 결국은 문 앞을 지킬 수밖에 없었어요. 관광지라 음식점 밖은 많은 사람들로 복잡했거든요. 그래서 수행인력들은 가장 늦게 자리에 착석하고, 가장 먼저 일어나야 하는 마법을 부려야만 했어요. 2일 차에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어 결국 문 앞을 지켜야만 해서 밥을 반도 먹지 못한 채 일어나야만 했네요.
그래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1일 차를 진행하고 나니 2일 차가 훨씬 수월했어요. 이틀 동안 대규모 인원을 인솔해서 나들이 간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더라고요.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고, 수시로 인원체크를 하고, 어르신들이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계속 체크해야만 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어요.
원래 군것질 잘 안 하는 편인데 오후가 되니 저절로 당이 당겨 당을 보충해야만 했네요. 이처럼 몸은 고되지만 참여한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힘을 내서 팀원들과 이틀 간의 나들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답니다. 이틀 째가 되니 그제 셔야 가을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오랜만에 나들이 간다고 '옷도 사고, 예쁘게 파마도 하고, 곱게 화장도 하고, 멋쟁이 모자도 찾아 쓰고 왔다며' 아이들처럼 들떠 있는 모습들이었어요.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며, 관광버스를 타고 가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드리는데 한 어르신이 '마지막 나들이'가 될지도 모르니 기념으로 독사진 남기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또 나들이 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못해 속도를 내지 못하니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해하는 어르신도 있고, 어르신의 말처럼 다들 고령이시니 누군가에겐 마지막 나들이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한 장이라도 더 기념으로 남겨드리고 싶어 사진을 더 많이 찍어드렸답니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관광버스 타고 가는 나들이를 어르신들에게 선물할 수 있어 참 좋았어요. 나들이하면 가을 아니겠어요. 특히 '관광버스 타고 가는 가을 나들이는 어르신들에게 별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