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어주는, 작은 시네마톡
나에게 영화란 내 인생의 큰 이야기입니다. 음악영화라면 더욱 더. 원스, 비긴어게인, 라라랜드의 뉘앙스와 적절한 배치를 보고 매우 감탄했더랬습니다. 그 중의 한 가지, 내가 제일 즐긴 영화를 고르라 하면 <맘마미아>를 꼽겠습니다. 이야기의 힘과 음악의 사랑스러움이 결합해 신나는 음악영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중과 클리셰가 아닌 자유분방하고 신나는 음악영화라니. 새롭고 신박했으며, 당시에 조금은 무모했던 영화였어요. 아니, 어쩌면 사람들이 원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 덕분에 이 영화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맘마미아>라는 걸작이 탄생한 지 어언 10년, 시리즈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아바의 음악을 기대하며 부리나케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야기의 연륜, 혹은 후퇴
시리즈 2편을 보고 나니 이야기에 연륜이 추가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개가 전편보다 느긋했고, 클리셰가 많이 줄은 것을 봐서 시리즈물인 만큼 연륜이 배어들어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편의 무작정 신랄하게 청춘과 모험에 대하여 가볍게 다뤘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이야기가 깊어지고 흥보다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가 많더라고요. 반면, 흥은 줄어들었어요. 음악에서 배어나오는 흥과 사랑의 힘이 있던 전편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멜로디의 흥이 아닌 가사의 의미가 더 비중있게 설명되더라고요. 당장의 흥이 생명인 맘마미아 시리즈에서 의미를 설명한다는 것... 생각이 깊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은 전편의 장점을 축소시킨 것도 같아서 미묘했어요. 음악에서는 전편이 매우 우세했어요. (워낙 전편에 명곡이 많았으니까요. 오죽 좋았으면 2에서도 전편 OST 메들리를 했겠어요) 신랄하고 왁자지껄하고 즉흥적이었던 전편의 분위기를 담으려 노력한 것 같긴 하지만, 이야기의 배경부터가 조금 무거운 분위기여서 즉흥적 분위기를 살리지는 못 했네요.
과거와 현재
이 영화의 시발점은 엄마의 죽음입니다. 엄마가 1년 전에 죽고, 딸은 엄마의 흔적과 이야기를 듣게 되죠. 영화에서 이 이야기들은 관객의 흥미와 흥을 만들어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엄마와 딸을 넘나드는 사랑의 이야기는 모두의 공감을 일으키는 소재임이 분명하니까요. 여기서 우리는 메릴 스트립의 과거를 만나게 됩니다. 풋풋한 사랑, 얕은 사랑, 차가운 사랑... 도나가 시련과 사랑의 아픔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저도 모르게 딱! 한 소절만 들었는데도 아! 이거!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전편의 명곡(댄싱 퀸, 맘마미아)들을 전편의 명배우들이 부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신나고 즐겁더군요. 이야기도 음악도 모두 전편과 비슷해서 이번 편은 마치 전편이라는 돌의 파장 같네요.
MAMMA MIA!
이 영화는 마치 꿈과 같아요. 환상적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왠지 모를 여운이 남죠. 이 영화도 그러합니다. 자그마치 10년만에 돌아온 이야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나 싶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도나와 소피의 재회 장면이 있더군요. <맘마미아> 시리즈에 대한 추억이 떠올라 잠시 울컥했네요. <맘마미아> 시리즈는 음악 영화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과 이야기의 공존이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것에 모성애와 그리움에 대한 표현까지 원한다면 더욱 더. 이번 편은 전편보다는 아쉬웠지만 이야기에 힘이 실려 있고, 그동안 후속편을 기다려온 분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영화였어요. 도나와 소피, 그 모두가 함께 행복하길 바랍니다. 3편 나오는 거죠? 나온다고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