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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ul 05. 2019

리더의 자리로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출처 :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출처 :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먼지 폭풍 대참사와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블립 현상(먼지가 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5년 간격으로 겪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멘토를 잃은 스파이더맨.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될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입니다. <스파이더맨 : 홈커밍>의 존 왓츠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고, 이름난 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드디어 이 영화로 MCU에 입장했습니다.

<엔드게임> 이후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5년이 지속되고, 또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5년이 사라지니 사회는 대혼란에 휩싸입니다. 그와 동시에 어벤져스는 정신적 지주였던 캡틴과 리더였던 아이언맨을 잃게 되면서 또다른 위협과 혼란에 둘러싸이게 되죠. 어쩌면 이후의 리더일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를 다룬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생각보다 굉장히 가벼웠습니다. 모두를 위해 희생한 토니를 기억하는 무거운 톤의 장면도 몇몇 있었지만 스파이더맨 영화 특유의 가벼운 톤은 끝까지 놓지 않더군요. 그 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파이더맨 영화가 무거워지면 이상할 테니까요.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빌런의 매력의 부재를 꼽을 수 있겠죠.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인 미스테리오는 초반에는 스파이더맨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나중에서야 그 정체를 밝히는 캐릭터인데요. 처음부터 멋있게 등장해서 매력을 한껏 발산했지만, 자신의 입으로 모든 원리와 이유를 주구장창 털어내어 반전을 만든 후에는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차라리 계속 우호적인 편이 더 나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너무 가벼운 나머지 정작 '어느 정도는' 무거운 분위기를 이끌었어야 할 빌런마저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출처 :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어벤져스라는 커다란 집단의 힘은 계속된 도전을 불러왔고, 그 때마다 그곳에 캡틴, 아이언맨 그리고 나타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생을 위해 희생하고, 대의를 위해 투쟁했으며,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위해 떠났죠. 이제 리더의 빈 자리를 채워줄 뉴페이스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어쩌면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 스파이더맨이 히어로로 거듭나는 영화였고, 이어질 3편이 어벤져스의 리더로 거듭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리 키너 또한 후대 아이언맨의 자격이 있지만, 멘토와 제자의 관계가 훨씬 이어받기 쉬울 편일 테니까요.

한없이 가볍고 쉽습니다. 이전의 무거웠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솔로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죠. 하지만 너무 쉬워서, 가벼움과 무거움의 중심추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던 마블의 균형이 무너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 그 중심을 곧이어 촬영할 <닥터 스트레인지 2>, <블랙팬서 2>, <아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가 잡아주어야 겠죠. 다시 리더로 만나게 될 스파이더맨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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