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집권하는지는 중요한가?(2)

정부당파성과 소득불평등: 한국의 경험

by Hlee

*이 글의 내용은 학술지 논문으로 출판할 예정이니 인용과 표절을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1. 요약


지난 글에 이어서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번 분석과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변경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1) 먼저, 이번 글에서는 연도 단위 데이터가 아닌 분기 단위 데이터를 사용했다. 분기 단위 데이터를 사용하면 몇 가지 이점이 있는데 먼저 기본적으로 통계 분석에 있어서 중요한 N수가 커진다. 그러나 이보다는 이 연구의 핵심 독립변수는 특정 정부의 "집권기간"이기 때문에 분기 단위 데이터를 사용하면 더 세분화해서 집권기간을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하는 경우 대통령은 2월에 취임을 하기 때문에 1/4분기(1~3월)의 정책결과는 전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새 정부가 출범하는 연도에는 1/4분기 소득 데이터는 전 정부 집권기로 코딩했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대선 보궐선거로 인해 5월에 취임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2/4분기까지는 박근혜정부로 코딩했다.


2) 가처분소득 데이터를 추가해서 분석했다. 지난번 글에서는 시장(세전)소득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정부의 조세나 재분배로 인한 소득의 변화는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가처분소득 데이터를 추가했다.


3)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시장소득의 경우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해도 민주당 집권기에 여전히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전 분기 대비 소득증가 폭이 컸고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이 폭은 줄어들었다. 민주당 집권기에 소득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전반적인 흐름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가처분소득 데이터를 살펴보니 시장소득 대비 1분위 소득 증가폭이 많이 높아졌고 10분위 소득 증가폭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소득도 민주당 집권기에는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소득이 증가하는 현상에는 변함이 없었다.


4) 회귀분석 결과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지난 글에서는 민주당 집권기에는 1-3분위 소득계층의 소득이 여타 통제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한 회귀분석 결과에서는 그러한 효과가 사라졌다. 즉, 정부당파성(민주당) 효과는 여타의 통제변수를 통제하고 나면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민주당 집권기에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소득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발견은 변함이 없었다. 즉, 민주당 집권기에 관찰되는 소득불평등 심화의 원인은 저소득층의 소득증가 폭 대비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소득증가 폭이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 정부당파성과 소득불평등: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의 변화


앞서 언급했듯이 분기별 데이터의 패턴은 지난 글에서 사용한 연도별 데이터의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체로 소득분위별 가처분소득의 증감 패턴과 시장소득의 증감 패턴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전년도 대비 소득증감율이 아닌 전 분기 대비 소득증감율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증감 폭이 줄어들었다. 이건 뭐 당연한 결과이고.. 주목할 점은 1분위 소득계층의 경우, 다른 소득분위보다 가처분소득으로 인한 소득증가 폭이 월등히 크다는 점이다. 기초수급자 제도 등 한국 복지제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민주당 집권기에는 10분위 소득계층의 가처분소득 증가 폭이 시장소득 증가 폭에 비해 많이 낮다는 점도 눈여결 볼만하다. 민주당 집권기에는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로 인해 10분위 소득계층의 시장소득 대비 가처분소득의 감소 폭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추정할 수 있다.

정부당파성과 시장소득 및 가처분소득 불평등 / 자료출처: 통계청


위의 데이터를 각 정부별로 쪼개서 살펴본 결과가 아래의 그래프이다. 지난 글에 비해 달라진 점은


1) 참여정부 시기 1분위 소득계층의 경우 시장소득 대비 가처분소득 증가 폭이 큼

2) 박근혜정부 시기 1분위 소득계층의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이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월등히 큼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현 정부의 경우, 1-2분위 소득계층의 시장소득/가처분소득은 여전히 전 분기 대비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3분위 소득계층의 경우 전 분기 대비 시장소득은 증가했는데 가처분소득은 미세하게나마 감소한 결과가 특이점이다. 아마도 3분위 소득계층이 조세/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이들이 아닐까 싶다. 눈여겨 볼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부당파성과 시장소득 및 가처분소득 불평등 / 자료출처: 통계청

3. 회귀분석 결과


회귀분석은 지난번 글의 분석과 거의 동일한 분석모형을 사용했다. 다만, 분기별 데이터라는 특성 때문에 일부 변수가 누락되었다. 먼저, 시장소득 데이터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정부당파성이 1-3분위 소득계층의 소득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소득분위가 증가할 수록 정부당파성 효과가 소득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정부당파성이 소득분위별 시장소득 증감율(%)에 미치는 영향


가처분소득 데이터에 대한 분석결과도 시장소득 데이터 분석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가처분소득은 정부가 조세와 재분배로 인해 시장소득을 조정한 후의 소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 집권기에 7분위 소득계층 이상부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가처분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은 눈여겨 볼만한 결과이다. 민주당 집권기의 조세/재분배 효과로 인한 혜택을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이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부당파성이 소득분위별 가처분소득 증감율(%)에 미치는 영향

4. 결론


분기별 데이터 분석결과가 연도별 데이터 분석의 결과보다는 덜 드라마틱한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결과가 더 현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글에서처럼 민주당 집권기에 저소득층의 소득이 여타의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감소한다는 것은 저소득층을 타겟팅하는 한국의 복지제도 특성상 상식에 반하는 결과이고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해서 정부의 집권기간을 보다 세분화할 수 있었던 점에서 분석을 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연도별 데이터를 사용할때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연도를 어느 정부 집권기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던 반면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하니 그 부분이 비교적 명확해졌다. 그래서 논문에는 분기별 데이터를 사용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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