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통 영화관을 못가니.. 좀 지나간 영화를 추천받아 보게 돼서 오랜만에 후기를 올려본다.
1. 원래 서양 사극(?) 배경을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한국사극을 워낙 좋아해서 거기에 길들여져서인지 서양 사극에 등장하는 의복이나 왕족/귀족의 어투, 행동 등이 좀 낯설어서 잘 안보게 된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은 사소한 호불호를 넘어서는 가치가 있다.
3. 일단 공부하는게 정치인지라 권력관계에 얽힌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리는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그런 면에서 취향에 꽤 맞았다.
4. 권력의 권능을 사랑했던 사라와 권력이 주는 안락함을 사랑했던 애비개일이 권력 그 자체인 여왕 앤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스토리.
5. 개인적으로 난 여왕 앤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맨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여린 소녀같은 감수성을 지닌 고독한 권력자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 같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가 떠오르기도 했다.
6.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라를 몰아내고 자신이 원하던 지위를 얻은 애비개일을 여왕 앤이 한 순간에 무릎을 꿇리고 애비개일의 위치를 상기시켜주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앤의 공허한 눈빛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7. 이 영화는 아마 한두번은 더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