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종이 위에 긴 선을 그린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기울기가 제로인 직선이다. 하는 일이 그런 직선과 같고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야근에, 골치아픈 고객사를 만나는 듯 싶다. 평행선으로 한 해가 또 지나간다. 종이 밖도 평행선이겠지 라는 생각도 든다. 주니어 시절 정말 그 선 하나가 나를 힘들게 했다. 성장하고 있은 것 맞나? 너무 지치는데. 회사는 완전 방관이고 나 혼자 열심이네. 수도 없이 망설이고 수백번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직선 하나 그려진 A4를 아직도 지니고 있다. 지금도 책상 위에 가끔씩 올려 놓는다. 다른 점은 그 종이를 비스듬히 놓는다. 기울기가 플러스가 된다. 그게 경험이 쌓이고 일을 해 오면서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선택이다. 마음이다. 하고자 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