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평안한 삶을 간절히 바란다..
작년에도 다낭을 다녀왔었다. 나는 어떤 여행지던 현지인들의 종교를 만나볼 수 있는 곳에 방문하길 좋아한다. 베트남의 주요 종교는 불교이다. 불교 사찰에 한 번 가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무더운 날씨를 감수하고 린응사에 한 번 가보자고 제안할 엄두는 전혀 나지 않았다.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일정 중 1/10. 그것도 많다. 1/20 정도. 그 1/20에 린응사는 포함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친구들과의 여행이다. 각자 관심 있는 것들을 즐기는 우리들이라 호이안에서 다낭으로 넘어와서도 각자의 스케줄을 짰다. 나는 다낭에서의 첫 방문지로 린응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다낭에 도착하자마자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빗줄기가 약해졌다. 다행이다. 그랩 택시를 타고 린응사로 갔다.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르막길을 꽤 달려 올라갔던 것 같다. 높은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비 온 후여서 그런지, 린응사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경내는 고요하고 정갈했다. 나무 주변에 또는 나무 사이에 화분을 두어서 마치 잘 다듬어진 식물원에 있는 듯하였다.
경내에서의 호젓한 산책을 마치고 일주문을 통해 해수관음상을 만나보러 갔다. 뒷모습이 먼저 보인다. '와!'
처음에는 웅장한 크기에 압도되었다. 다가갈수록 섬세한 조각기술에 한 번 더 탄식이 나왔다. 잔잔한 바람에 살짝 나풀거리는 옷자락. 바람이 불면 그 옷자락이 펄럭일 것만 같았다.
앞모습은 어떨까? 당당하게^^ 눈 맞춤하고 있자니 내 마음도 한결 평온해진다. 중생들의 모든 시름을 보듬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눈빛이다. 해수관음상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서있다.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는 중생들의 안녕을 늘 기원해 주기 위해서.
관음상이 내려다보는 바다로 다가가 보았다. 해변을 따라 뽐내듯이 서있는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를 병풍처럼 두르고 크고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곧 해가 질 테니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중인가 보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과 일상을 떠나 휴식을 찾아온 사람들이 모두 따뜻한 관음보살의 보살핌으로 평온해지길...
평온함을 채우고 돌아가는 길에...
귀한 존재들을 만났다. 나무 열매를 아주 맛있게 먹고 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원숭이들을 만나기는 처음인 듯하다. 저녁 식사 중인 원숭이들도, 경내에서 쉬는 큰 강아지도 모두 평온하게 지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