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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선생 Dec 12. 2016

완벽한 독해의 시작

분석적으로 텍스트 이해하기

“이 글은 oo 내용인 거 같은데?” 혹은 “아마도 oo에 관한 내용 같은데?” 


이와 같은 태도는 모국어 독해뿐만 아니라 외국어 독해의 경우에서도 흔히 사람들이 글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 직관적 글 읽기라고 합니다. 이처럼 글을 이해하는 태도는 인간의 직관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인간의 직관은 한계가 있어서 글의 내용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이해의 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직관적 이해의 한계는 분석적 글 읽기를 통해 극복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복잡한 글도 개별 요소로 나누어 보면 이해하는데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것이 바로 분석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분석적 글 읽기의 첫 번째 단계는 글을 개별 요소로 나눌 기준, 즉 ‘분석 기준’을 정하는 것입니다. 분석 기준이란 텍스트 이해의 초점을 의미하며 분석의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분석 기준을 정하려면 먼저 글의 내용 전달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의 경우는 인물, 사건, 배경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사적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반면, 논설문이나 설명과 같은 비문학은 독자의 이해와 설득을 위해 글의 중심 소재(화제)를 중심으로 논리적으로 전개합니다. 그렇다면 소설은 인물의 행동이나 말, 사건, 배경의 전환 등을 기준으로 분석이 가능하고 비문학의 경우는 각 단락의 중심 소재를 중심으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글의 종류와 이에 따른 내용 전달 방식은 글의 분석 기준을 정하는 지표이며 결국 화제중심분석과 구조중심분석으로 분석적 글 읽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분석적 글 읽기은 자기 점검 과정으로서의 '요약(아래 글 참고)'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 https://brunch.co.kr/@hshello/19




화제중심분석


1st. 화제 파악


글을 구성하고 있는 단락은 하나의 화제(중심 소재), 이 화제에 대한 문제(주제), 주제에 대한 저자의 의견(논지), 그리고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논거)나 상술(상세한 설명)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각 단락의 화제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화제를 파악해야 그 단락의 주제와 논지가 논리적으로 도출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화제중심분석은 말 그대로 화제, 즉 글의 중심 소재를 중심으로 글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사실 ‘무엇’에 관한 글, 대화에서 그 ‘무엇’을 중심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에 관한 것인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죠. 앞에서 말했듯이 논설문, 설명문과 같이 단락으로 구성된 글은 단락별로 화제를 중심으로 논지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글의 화제를 파악했다는 것은 이해의 대상을 파악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nd. 핵심어 파악


이처럼 화제를 찾아 독해의 중심을 잡은 후 해야 할 일은 핵심어를 찾는 것입니다. 핵심어는 글의 주제와 논지를 도출하는데 필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글은 이런 내용일 것이야.”가 아니라 “이 글은 화제 A와 핵심어 B, C, D와의 관계를 근거로 보았을 때 주제는 ‘A의 ㅇㅇ’이고 논지는 ‘A에 대한 저자의 ~한 생각'이야.”라는 이해를 말합니다.

글의 분석 기준으로서의 화제를 이해하고 핵심어를 이해하기 전에 먼저 글의 구조에 대해서 논의해 보겠습니다. 글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표현은 ‘관계’입니다. 글은 글의 소재와 단어들 간의 관계 맺기의 연속을 통해 완성되고, 이해됩니다. 단락으로 구성된 모든 글은 화제와 핵심어 간의 대등관계, 목적 관계 그리고 인과관계에 대한 논의로 구성됩니다. 쉽게 말해, "화제 넌 뭐니?", "화제 넌 왜 필요하니?", "화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화제로 인한 결과는 무엇이니?"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표현, 즉 핵심어를 찾으면 글에 대한 분석과 해석이 용이해집니다. 다시 말해, 핵심어란 화제와 직접적으로(비유적, 간접적인 표현이 아닌) 관계있는 단어나 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계’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논설문이나 설명문과 같은 비문학에 속하는 글의 구조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화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은 세 가지 논리로 전개가 됩니다. 첫 번째, “화제란 무엇인가?”, 두 번째, “화제의 목적은 무엇인가?”, 세 번째, “화제의 원인과 결과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 화제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화제의 목적을 설명하는, 화제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단어나 구절, 총 세 가지가 핵심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인지 설명하는 단어를 화제와 대등 관계에 있다고 정의하고, 화제의 목적을 설명하는 단어를 화제와 목적 관계에 있다고 정의하고, 마지막으로 화제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단어를 인과관계에 있다고 정의합니다.


핵심어의 선정 기준



<예시>

 

(가) 젊은이와 나이 든 이들 간의 차이는 일차적으로 생물학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또 어느 정도는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보통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 비해 지위가 높지 않고, 가진 재산도 적으며, 권력 면에서도 약하다. 현대 사회에서 세대나 연령 집단이 하나의 독립적 사회 계층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각 사회 집단이나 가족 내에서 젊은이와 나이 든 이들 간에 불평등은 있기 마련이다. 사회 전체로 볼 때 이러한 연령 간의 불평등한 관계 자체가 변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그러나 젊은이들도 나이를 먹고, 그러면서 여러 자리를 거쳐 간다.


· 화제 : 젊은이와 나이 든 이들

· 핵심어

   - 화제와 대등 관계: 지위, 재산, 권력

   - 화제와 목적 관계: 없음

   - 화제와 인과 관계: 사회, 불평등, 계층

· 주제 : 젊은이와 나이 든 이들 간의 차이와 영향

· 논지 : 젊은이와 나이 든 이들의 차이는 사회적으로도 형성되며 이는 그들 간의 불평등을 발생시키지만              이는 젊은이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이 든 이들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나) 어떤 영화는 만 15세 또는 만 18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만 관람이 허용되며, 술과 담배는 만 19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는 만 19세 이상인 사람들에게만 주어진다. 그리고 직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공무원들은 만 58세에서 65세 사이에 은퇴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만 18세 미만인 사람들은 당사자들이 원하더라도 부모가 동의해 주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30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주위에서 ‘노총각’ 또는 ‘노처녀’라는 부정적인 어감이 있는 표현을 사용하여 이들의 결혼을 종용하기도 한다.


· 화제 : 나이

· 핵심어

   - 화제와 대등 관계: 없음

   - 화제와 목적 관계: 없음

   - 화제와 인과 관계: 영화 관람, 술/담배 판매, 선거권, 은퇴시기, 결혼시기

· 주제 : 나이의 사회적 역할

· 논지 : 나이는 사회 규칙을 정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2016년 서울대학교 수시면접 제시문




3rd. 주제 파악


화제와 그에 해당하는 핵심어를 찾았다면 이들 간의 관계를 토대로 주제를 파악합니다. 주제란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화제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주제는 주로 “화제의 ○○○”이라고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의 필요성”, “인간에게 미치는 도시의 부정적 영향”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죠.


4th. 논지(글의 요지) 파악


주제, 즉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요 문제가 파악되었다면 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리하면 글의 논지가 파악되는 것입니다. 논지는 주제에 대한 저자의 판단이나 의견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를 위한 시민의식 고양”이라든지, “인간에게 불안과 긴장을 야기하는 도시의 생활” 등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해력

글의 주제와 논지를 명확히 파악하며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객관식 문제는 이렇게까지 분석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문제를 푸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논·구술 평가는 다릅니다. 논·구술 평가에서는 무엇보다 자기 말로 답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글 혹은 주어진 상황을 본인이 이해한 바대로 자신의 말로 간략하고 명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한 근거에 기초한, 즉 분석적 과정을 거쳐 문제 상황이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언부언하며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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