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Hansol Jang Dec 20. 2020

기(記)년회를 기록하다

한해를 기억하기 위한 기록하는 송년회

  작년에 처음 지인들과 기(記)년회를 진행해보았다. 함께 카페에 모여, 한 해를 돌아보는 내용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송년회였다. 앞에 이미 어떤 모임인지 대충 설명이 되었지만 다시 한번 짚으면, 기년회는 한해를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모임이다. 흔히 술자리와 함께 한해를 잊는 망(忘)년회와 정반대이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해를 잘 기억하고 마무리해보려고 기년회를 기획했다. 이번에는 회사 동료분들 중에 회고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주말에  행아웃으로 만나서 진행해보았다.


  결론적으로, 나는 기년회를 통해 너무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 함께 기년회에 참여한 분들은 정말 솔직하게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온 이야기들을 공유해주었다. 이미 혼자서 한해를 회고하거나 정기적으로 회고하고 기록하며 스스로 동기부여해오신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을 보며 큰 자극도 받고, 겸손해져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다시 한번 기년회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기(記)년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느낀 내용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기년회 준비하기

  기년회는 김창준 님의 “망년회 대신 기년회라는 글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김창준 님은 오랫동안 기년회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의 글들이 가장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다. 아래 세 가지의 글을 통해 기년회를 어떻게 기획하고 어떤 방식으로 돌아볼지 정의할 수 있었다.   

망년회 대신 기년회

뒤돌아보다

좋은 회고를 가려내는 법


기년회 목적

  기년회는 한해를 기억하고, 공유하고, 내년을 위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기 위해 진행하였다. 아래는 세부 목적인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목적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의 세 개 목적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나, 한 해를 돌아보기 위해 모임을 갖는 것은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들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경험의 가치는 그 경험이 끝난 후에 무엇을 하느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한해를 그냥 보낼 수 없다  

    과거를 들춰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나의 감정/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한 일을 기록한다  

    현재를,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결정하고 또 그걸 행동에 옮기기 위해 어떤 교훈을 얻었고,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한다  

    함께 기년회를 참석한 사람들 간 공유를 통해 자극을 주고받으며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운다  


기년회의 목적이 아닌 것

  목적만 제공하면 추상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경우들이 생긴다. 항상 무언가에 대해 기획할 때는 목적이 아닌 것을 적어보면, 좀 더 구체적으로 집중해야 될 것을 정의할 수 있다. 아래는 목적이 아닌 것으로 정의한 것이다. 기년회의 목적에 맞게, 일반적인 망년회처럼 지나친 음주는 지양하고자 목적이 아닌 것으로 적어보았다.  

    한해를 잊어버리거나, 그냥 보내 버리기(e.g. 망년회, 송년회)  

    과도한 음주로 인한 숙취  

    신세 한탄, 타인의 공감 유도  


회고 방법

회고에 대해서 다룬 지난 글(회고 없는 성장은 없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회고는 기본적으로 3Fs(Fact, Feeling, Finding)을 다뤄야 한다. 더 나아가면 5Fs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년회에서는 아래 다섯 가지 중 Future action까지 작성하고, Feedback은 다음 기년회에 작성하도로 가이드를 주었다.   

    사실(Fact): ABCD를 해봤다  

    느낌(Feeling): 어떤 느낌이 들었다  

    교훈(Finding): 어떤 교훈을 얻었다  

    미래(Future Action): 그래서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피드백(Feedback):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떻게 되었다  


회고 결과물

< 내가 작성한 회고 결과물>

  5Fs로 작성하는 것은 권장사항일 뿐, 꼭 5Fs로 작성할 필요는 없다. 결국 기년회를 통해 공유할 내용들은 위의 이미지와 같다. 위의 내용에 대해서만 정리해도 무방하다. 각자 자신만의 회고 방법이나 해왔던 방식이 있다면 그대로 활용하되 위에 내가 작성한 회고 결과물 같은 형태로 공유하도록 안내했다.


1년 회고 작성하기

< 회고 작성 예시>


회고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을 위해 1년 동안의 주요 사건과 느낀 점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Notion을 활용하여 회고 작성 예시도 제공하였다. 아래는 회고 작성 예시를 활용하여 1년 회고를 작성하도록 정리한 내용이다.   

    예시 회고 작성 표를 살펴본다  

    본인이 회고를 작성할 페이지를 생성한다  

    해당 페이지에 아래 회고 작성 표를 복사, 붙여 넣기 한다  

    2020년 1월 1일부터 캘린더, 다이어리, To-do list 등을 천천히 훑으면서, 내가 무슨 일을 했고 무슨 일을 당했는지 되짚어 본다.  

    작성할 날짜가 있다면, 날짜 입력하고 타이틀을 입력한다  

    Open as Page 클릭해서 상세 내용을 작성한다  

    이때, 감정, 교훈, 날짜, 중요도는 필수로 입력한다  

    회고할 사건에서 같은 교훈을 느꼈다면 기존에 작성한 교훈을 선택한다  

    회고 작성하면서 각종 이모티콘, 이미지, 기존에 작성했던 글들을 붙여가서 쓰면 더 즐겁게 쓸 수 있다  

    우선순위대로 정렬해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 높은 5~10가지 사건을 선정한다  

    선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발표자료를 준비한다  


기년회 진행

  기년회는 아래와 같이 진행하였다. 행아웃으로 오전 10시에 만나서, 행아웃을 켠 채로 회고 내용을 작성해나갔다. 중간중간에 동료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오전 내내 지난해의 회고 내용과 2020년을 계획했던 내용을 살펴보았다. 점심 식사도 각자 준비하되, 행아웃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먹었다. 오후 3시 반까지 회고 내용 및 발표를 준비하고, 각자 30분 발표와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공유할 내용이 많은 분들도 있어, 회고 발표는 저녁 7시까지 이어졌다.

<기년회 진행 과정>

    장소: 구글 행아웃  

    일정: 12월 20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준비물: 랩탑 /  각자 회고할 내용 준비 (다이어리, 정리해왔던 글 등)    

    기년회 운영 계획

          오전 10시~오후 3시 30분: 각자 회고 부족한 내용 정리 + 발표 준비    

          오후 3시 30분 ~ 오후 6시: 각자 준비 내용 발표/공유 (각자 30분)    


1년 회고 결과

<2019년 회고 돌아보기>

  작년에 기년회를 하며 정리했던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당시 회고를 하면서 Future Action으로 정의했던 내용을 내가 얼마나 진행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작성해보았다. 다행히도 Future Action으로 정한 내용들을 많이 달성할 수 있었고 당시의 교훈들을 잘 소화한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으로는 2020년의 계획을 살펴보고, 회고 방법에 따라 내가 한 해 동안 마주했던 주요 사건과 검정들을 기록하였다. 다행히 매주 Todolist를 정리하고, 회고해왔던 기록들 덕분에 더 쉽게 2020년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었다.

<2020년 한 해 돌아보기>


기년회를 회고하며

  회고는 함께 할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회고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사람들의 관점과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회고는 혼자보다는 둘, 둘 보다는 셋이 해야 좋다. 물론 너무 많은 사람들과 회고하는 것은 비효율이 있지만, 그럼에도 혼자보단 낫다.


  오늘도 기년회를 하며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놀라고, 비슷한 상황에서 다르게 느끼고 대응하는 것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다.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하고, 회고하는 분을 보며 감탄하였다. 6개월마다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정해서 주기적으로 회고하는 것은 나도 꼭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른 사람들의 발표를 보며 낙관적으로 생각하려면 어떤 습관을 가지면 좋을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나도 누군가한테 멘토링을 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고민해보기도 했다.


  내가 1년 회고를 정리한 시간도 분명 큰 의미가 있었지만, 이렇게 함께 회고를 진행한 분들의 회고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회고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나였지만, 다른 사람들의 회고 방식과 내용을 보며 늘 겸손하자는 생각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분들과 함께 한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나 감사했다.


  기년회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도해보고자 한다. 하루 온종일 써서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더 큰 에너지가 생기고 몸에 활기가 도는 느낌이다. 이런 좋은 시간을 1년에 한 번 갖는 것이 개인적으론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분기나 반기 별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모임을 가져보려고 한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정기적으로 회고하며 서로 자극을 주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길 기대한다.

작가의 이전글 Product Manager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시작하기

카카오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보세요

카카오계정으로 시작하기
다른 SNS로 가입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