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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y 02.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34)

- '그리스도 왕들의 성' 알카사르(Alcazar) -

늦은 아침 식사를 한 뒤 ‘코르도바 알카사르(Alcazar de lod Reyes Cristianos)’를 돌아보기로 한다. 공식 명칭은 ‘그리스도 왕들의 성’이다.  알카사르(Alcazar)의 'the castle'의 뜻일 것이다.


 입장객 수를 조정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 간격을 정해 일정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다. 11시 정도에 도착하니 표를 사기 위한 줄이 길다. 강한 햇빛을 맞으며 기다려야 하는데 인내심을 시험한다. ‘그냥 성의 외부만 보고 갈까’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러나 뭐 급한 것도 없고 해서 기다리다가 1시 45분 입장표를 얻었다. ‘얻었다’는 표현은 문자 그대로 65세 이상 입장객은 무료이다. 여권을 요구해서 보여주었더니 바로 무료입장권을 준다. 입장료는 5유로이다. 입장시간까지는 30분 남아있어 그늘의 벤치에 앉아서 휴식했다. 아내는 더워서 힘들었다고 누차 얘기한다.



 성 방문 동선은 내부와 외부로 나뉜다. 내부는 아무래도 공간이 좁기 때문에 일정한 속도로 보며 지나갈 수밖에 없다. 돌로 지어진 건축물이기 때문에 방의 규모와 통로가 작고 좁다. 모자이크 살롱이 관광 포인트인 것 같은데 이곳에서 발견된 로마시대의 모자이크 그림을 벽화로 복원했다.



 모자이크 방을 나가면 성벽 위로 올라가는 순서인데 일정 수가 올라가고 내려온 뒤 다시 일정 수가 올라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줄이 길다.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싫은 사람들은 줄 서는 것을 포기하고 정원으로 직행해 버린다. 나도 정원으로 직행해 버릴까 하다가 인내심을 가지기로 했다. 성벽으로 올라가서 보니 전망이 좋다. 인내심을 가지기를 잘했다.



 성벽에서 내려와 외부로 나오면 정원이다. 정원이 꽤 넓다. 조경이 질 되어있다. 성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쉬엄쉬엄 정원을 돌아보고 나오니 점심도 먹지 못했는데 오후 4시가 가깝다. 아내는 배가 고프면 짜증지수가 올라간다. 그런데 식당들은 오후 4시에 일단 브레이크 타임 들어간다. 그러면 열려있는 곳은 술안주류의 타파스(Tapas) 위주로 장사한다. 그래서 먹을 만한 분위기에서 허기를 채우는 데는 다소 미흡할 수밖에 없다. 이후 상황은 좀 설명하기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 8시경 아내를 잘 달래서 숙소에서 가까운 광장에 데리고 나와 맥주에 타파스를 먹었다. 때마침 광장에는 플라멩코 연주를 하는 행사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 구경하고 있다. 광장 주변의 카페-바에도 사람들이 포도주나 맥주잔을 들어마시며 광장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내일이면 세비야로 떠나는데 남은 여정을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걱정되는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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