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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17.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80)

- 다시 보는 레티로 공원과 그란 비아, 그런데 몸이 좀 불편하다 -

 아침 식사는 어제 구입한 햇반과 김치 그리고 크루아상 1개로 때우고 오전 9시 넘어서 레티로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숙소에서 1 킬로미터에도 미치지 못한 거리이다. 그런데 공원의 입구는 우리가 4월 중 체제 할 때 항상 이용했던 정문과 반대되는 쪽으로 들어간다. 그러니까 정문까지의 거리는 훨씬 길어진다. 레티로 공원은 많은 출입문을 가지고 있다.



 레티로 공원은 매우 큰 공원이다. 총면적은 1.4 평방킬로미터(340 에이커)이다. 1.4 평방킬로미터를 우리 식으로 환산해 보면 423,500 평이다. 이 규모의 공원이 시내 중심에 있고 녹지이다. 1868년까지 스페인 왕실 소유의 땅이었으나 그 뒤 공원이 되었다. 2021년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원이다.


 뒤쪽 문으로 들어오니 입구부터 보지 못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에 충분하게 돌아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새로운 풍경과 시설물 조각들만 보이고 지난번 갈 때마다 보았던 시설물은 눈에 띄지도 않는다.



 잘 조성된 정원도 있는데 정원이름은 파악하지 못했다. 관리가 잘되어 있으며 주변 도시 풍경과 잘 어울린다.



 또 다른 풍경들을 보면서 돌아다닌다.



 레이나 소피아 박물관도 들어서 있다. 그 주변 정원에 있는 나무들이 우람하다.



 레티로 공원 정문까지 걸어와서 그란 비아 거리로 발을 옮긴다. 스페인은 이제 관광 성수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란 비아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사람들이 없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놀랬더니 아내가 ‘다 바닷가에 갔지 뭐. 방송 보니까 말라가 말라게타 해변을 공중에서 촬영해 놓은 것 보니까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 카르타헤나 해변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이 왜 그란 비아에서 어정거리겠어’라고 말한다. 오~ 나보다 판단이 빠르다. 




 그런데 내 컨디션이 갑자기 좋지가 않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또 앞과 뒷머리가 무겁고 띵하니 아프다. 허벅지와 다리도 무겁고 걷기가 힘들어진다. 그란 비아 거리의 벤치에 앉아 쉬다가 지하철을 타고 숙소 근처의 고야(Goya) 역에서 내린다. 


 고야 역에서 내리면 바로 엘 코르테스 백화점이 있다. 빨리 숙소를 갔으면 좋겠는데 아내가 백화점에서 잠깐 볼 일이 있는 것 같다.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의류 제품을 사야 한다고 그랬나 싶다. 그런데 의류제품 코너가 없어 문의해 보니 바로 곁에 있는 별도의 백화점 건물에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아내는 살 것은 사지 못한 것 같고 캠퍼 신발 가게에서 본인이 캐주얼화를 하나 구입한다. 아내는 캠퍼 신발을 좋아한다. 과거부터... 신으면 발이 무척 편안하다고 한다.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곧 주저앉을 것 같은 피로감과 두통이 있다. 숙소에 걸어 들어오는데 10분 정도 걸리는데 힘들다. 들어오자마자 가볍게 씻고 타이레놀 두 알 먹고 들어 누웠다. 몸이 가라앉고 있는 느낌이다. 한 시간 여 됐을까? 아내가 갑자기 나를 깨운다. 신발을 짝짝이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일어나 봤더니 과연 양쪽 신발에 있는 무늬 색깔이 다르다. 내가 말도 잘하니 가서 바꿔왔으면 좋겠단다. 어떻게 하겠는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백화점에 가니 점원이 이 신발 콘셉트가 ‘언밸런스’라고 하네. 그래서 색깔이 다르다고... 결과는 헛걸음이다. 다시 와서 들어 누웠다. 이렇게 하루가 간다. 집 나온 지 80일 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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