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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22.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86)

- 다시 마드리드로 -

 이제 런던 여행일정을 마치고 오늘 11시 비행기로 마드리드로 돌아간다. 4박 5일 일정이지만 도착과 출발 일을 빼면 온전한 날은 3일이다. 그 3일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동서남북도 모른 상태에서 대도시에 도착해 오이스터라고 불리는 교통카드를 구입하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가고 싶은 곳은 어느 정도 가본 셈이다.


 내가 4박 5일 체류한 호텔은 Citizen M Victoria Hotel인데 새로운 콘셉트의 호텔이다. 겉은 얌전해 뵈는데 로비를 포함해서 방의 설계 그리고 디지털식 방 컨트롤 등 생소했다. 사람에 따라 선호가 다르겠다. 빅토리아역이 가까워서 교통편이 좋았다.



 우버 택시를 아침 7시 40분에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5시 조금 넘어 일어나서 체크아웃 준비를 한다. 우버 택시도 대강 정확하게 도착했고 별일 없이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다.


 체크인을 하는데 모든 과정이 셀프이다. 발권뿐만 아니라 캐리어 체크인도 셀프다. 그런데 내가 익숙하지가 않다. 첫 번째는 다초점 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에 화면 문자에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다. 두 번째는 발권하면서 내가 캐리어 물표까지 입력과 출력을 해야 하는데 생소하다. 할 수 없이 주변에 있는 항공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발권하고 캐리어를 보낸다. 오늘 노인 행세를 많이 했다.


 아침 일찍부터 공항은 사람들로 만원이다. 아침을 먹고 오지 않았고 점심 먹기도 힘든 비행 일정이라 공항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실하게 한다.



 비행기는 브러셀에서 환승한다. 다시 셍겐조약 국가인 벨기에에 입국한다. 1시간 내에 환승해야 하는데 탑승 비행기에서 나오니 시간이 45분밖에 남지 않았다. 내가 나온 구간이 C구간인데 이 시간 내에 B구간 입구에 있는 이민국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B구간을 길게 통과한 뒤 A구간의 40번 출국장으로 가야 한다. 너무 멀고 시간이 걸린다. 각 구간에 4-50개 출국장이 있는 것 같다. 진땀이 난다. 출국장에 도착하니 출발 20분 전이다.


 오후 4시 25분에 예정대로 마드리드에 도착하고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마드리드 시내로 들어오니 고향 돌아오는 것 같다.


 호텔에 들어온 뒤 짐만 놓아두고 점심을 먹기 위해 나온다 너무 피곤해서 멀리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하겠다. 호텔에서 가까운 카페식당에서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는다. 국물이 많은 해산물 파에야를 주문해 먹는다. 그런대로 요기를 잘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온다.



 여행이 길어지다 보니 아내는 물론이고 나도 몸의 피로감이 더해진다, 3월 28일 출국해서 오늘이 86일 차이다. 쉬지 않고 움직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마드리드에서 남은 시간은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그동안 정말 많이 움직였다. 여행은 그 자체 즐거움이 있지만 어찌 됐던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 말은 사실이다. 더구나 내 나이가 73세, 아내의 나이가 70세이다. 요즈음 모두가 100세 시대라고 얘기하지만 내가 실제 여행을 해보니 나이 들어 여행을 오래 한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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